부동산 부동산일반

미분양 폭탄, 중소건설사 차환발행 빨간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5 16:01

수정 2022.10.25 16:13

[파이낸셜뉴스]'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 불안에 중소건설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방 주택사업이 주력인 중소건설사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조달 통로가 막히는 이른바 '돈맥경화'까지 겹치면 존폐기로에 서게 된다. 실제 이미 일부 지방건설사들이 부도를 맞았다. 정부가 50조원이상의 자금 투입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중소건설 업계에선 여진이 이어질 것이란 잿빛전망이 지배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소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된 대출 및 지급보증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태영건설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383억원 수준이다. 여기에다가 지난 20일에는 계열사 '군포복합개발피에프브이'에 대한 96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특히 지난 6월까지 보증을 선 PF차입금 자금보충약정 실행잔액은 2조9006억원에 이른다.

동양건설산업의 PF대출 보증금액은 2938억원에 이르는 등 PF보증금액이 최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이르는 시공능력 100위 이내의 중소건설사들의 적지않다.

저리에 발행한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도 큰 부담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의 채권은 고금리 부담과 불안정한 시장분위기로 차환발행이 어려워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요 중소건설사의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대부분 금리가 2~4%대의 낮은 수준이다.

태영건설의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연이자율 2.33%의 1400억원이다. 재무구조는 녹록지 않다. 태영건설의 6월말기준 부채비율은 488%, 유동비율이 100%를 밑돈다. 유동비율이 100%를 밑돈다는 것은 1년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같은기간 갚아야할 부채보다 작다는 의미다.

동부건설의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750억원으로 이자율은 3.54%~4.2% 수준이다.

아이에스동서의 내년 상반기 만기 회사채는 1200억원으로 이자율은 4.0~4.6% 수준이다. ㈜한양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1150억원으로 이자율은 2.1%~3.5% 수준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PF관련 대출기준 강화, 또는 시중의 회사채 매입 등의 지원이다"라며 "다만 정부 보증 지원은 기존 부동산PF 등이 대상으로 건설업계 등이 요구하는 적극적, 전면적 지원은 실현가능성이 낮다"라고 우려했다.

지방 사업장별 대출 부실가능성 진단과 선제적인 금융지원 방안이 수립되지 않으면 더 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최근 5년간 건설사 도산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도산한 건설사 수는 총 8곳으로 집계됐다. 미분양이 앞으로 쏟아진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돼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72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만7710가구)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지난 2019년 12월 이후 32개월 만에 최고치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7330가구에 이른다. 이들 미분양분은 건설사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매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된 미분양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신용보강을 제공함으로써 금융사들의 금융지원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주택 시행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가 상승으로 분양가가 부담이 커졌지만, 주택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지방 미분양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연쇄적인 사업 좌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주택 시장 침체로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자금조달까지 어려움을 겪게 돼 검토 중인 사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도산하는 기업들도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김서연 최용준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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