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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판까지 D-4···고팍스 코인 예치서비스 막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0 15:40

수정 2022.11.20 15:40

‘자유형’ 이어 ‘고정형’ 서비스 중단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FTX 파산 사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자체 예치서비스 ‘고파이’ 출금 지연이 지속되고 있다. 가상화폐를 넣고 뺄 수 있는 상품 출금은 중단된 상태다. 고팍스 고객들의 대량 인출 흐름이 아직 감지되고 있진 않지만 금융당국은 ‘코인런’ 사태 발발 우려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팍스는 고파이 상품 출금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
고팍스의 누적 예치금은 1조원 규모다.

2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만기가 돌아오는 고파이의 고정형 상품 원금·이자 지급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약 없이 가상화폐를 넣고 뺄 수 있는 자유형 상품 출금이 중단된데 이어 지급 불능 우려가 수면으로 뜨고 있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으로 앞서 지난 16일 미국 가상자산 대출업체 제네시스 트레이딩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 여파는 고팍스가 자체 예치서비스 자유형 상품 원금·이자 지급 지연 문제로 이어졌다.

고파이는 고객이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가상자산을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운용하는 구조인데 이 절차가 멈추면서 고객들의 자산이 묶인 것이다.

고팍스는 구체적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공시된 누적 예치금은 4만5000BTC(비트코인)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약 1조원 수준이다. 물론 상환이 이뤄진 예치금도 포함돼 있어 이보다는 금액이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고정형 상품을 통해 들어온 자금 역시 제네시스 트레이딩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고정형 상품은 여태껏 정상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지급했고 아직 만기 도래 상품이 없다는 것이 고팍스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출금 지연 이후 최초 만기 도래 고정형은 ‘BTC 고정 31일’ 상품으로 오는 23일 오후 11시 59분 예치가 종료된다. 다음날 오전 10시30분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 시점 전까지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고객 자산을 상환하지 못하면 고정형 상품 원금·이자 지급 역시 어렵다는 뜻이다.

아직 대대적 고파이 예치금 인출이 발생하진 않았다. 고팍스도 일반 고객 및 고파이 고객 예치자산이 분리 보관돼 있어 출금 지연과 무관하게 일반고객들의 자산은 자유로게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 사태가 길어지면 ‘코인 대량 인출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FTX의 파산 원인으로 '자체 발행 코인' FTT가 지목되자 금융당국은 국내 거래소의 자체 발행 코인 현황 전수조사에 나섰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자체 발행 코인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의심 사례가 알려지자 금융당국이 밀착 점검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FIU는 지난 17일 전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협조전을 보내 자체 발행 코인 취급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시행령에 따라 국내 거래소의 자체 발행 코인 취급은 제한되는데 일차적으로는 확인했지만 여전히 관련 의혹이 있어 상세히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본인 또는 본인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대행할 수 없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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