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사법 리스크와 거리 둬야"
이재명, 사법 리스크 언급 대신 민생 행보
與 "지도자 다운 결정 내려야"
이재명, 사법 리스크 언급 대신 민생 행보
與 "지도자 다운 결정 내려야"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리더십이 취임 3개월 만에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잇달아 구속된 데다 대장동 3인방 중 석방된 유동규, 남욱 씨가 대장동 개발 이익의 상당부분 종착지가 이재명 대표측이라는 폭로전에 가세하면서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칼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당내 비이재명계 사이에선 공개적으로 검찰수사에 대한 입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암암리에 이 대표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분출되면서 이 대표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는 민생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방어는 지도부 의원들에 맡기고 민생챙기기로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이지만 여당의 압박도 거세지는 만큼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불만이 민주당 내에서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비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조응천 의원은 이날 공개적으로 검찰 수사와 관련된 당 대응을 비판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이 대표와 경쟁했던 박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당헌 80조'를 언급했다. '부정부패로 기소될 경우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한다'고 규정한 당헌에 따라 김 부원장의 직무 정지를 검토해 사법 리스크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간 이 대표와 각을 세웠던 조 의원은 이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최측근이 연이어 구속된 데 '최소한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라는 유감 정도는 표시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나서 이 대표 개인 리스크를 방어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최근 정책 의원총회에선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관련 대응 교육이 길어지자 일부 의원이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비명계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수사는 당 전체가 아닌 당 대표를 향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표 측근은 하위 당직자인 반면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현역 4선 의원인데 방어를 해주고 있지 않다"며 "이중 잣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노 의원도 비슷한 리스크를 겪고 있는데 당 지도부가 이는 외면한 채 '이 대표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정 실장 구속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는 공식 현장에선 언급을 피하되 짧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SNS에 "유검무죄 무검유죄"로 운을 떼며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검찰을 직격했다.
대신 이 대표는 '민생챙기기'에 주력하면서 현재의 사법리스크로 촉발된 대표 리더십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의 구속 여부로 시끄러웠던 지난주에도 '공공임대주택 예산 원상복구' 등을 내세우며 민생에 몰두했다. 이 대표는 22일 '내놔라 공공임대' 국민 주거안정화 대책마련 간담회, 23일 대한노인회 정책협약식에 참석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우회적으로 이 대표의 용퇴까지 언급하며 압박수위를 끌어올렸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됐다"며 "지금이라도 이 대표가 지도자 다운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민주당 당원들도 경선 막바지에는 이 후보가 당선돼도 '대통령직 수행이 어렵다'라고 판단해서 경쟁한 다른 후보(이낙연 전 대표)에게 일제히 표가 몰려가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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