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소요 시간과 노력 비용 줄이는 AI
보조 수단 불과, 가시적 성과 없다는 평가도
국내서도 AI 도출물질 임상 사례 속속 나와
보조 수단 불과, 가시적 성과 없다는 평가도
국내서도 AI 도출물질 임상 사례 속속 나와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를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데 이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AI 바람이 불고 있다. 방대한 논문과 연구 데이터 속에서 질환과 후보 물질을 찾는 과정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AI는 여기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아직까지 AI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낸 경우를 찾기 어렵고 AI의 역할이 보조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AI의 효율성과 개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AI를 통한 신약 개발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큰기업+작은기업 손잡고 AI 개발 모델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많은 기업들이 AI를 신약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큰 기업들이 AI 경쟁력이 있는 바이오벤처와 협약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사례는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에이조스바이오와 항암 신약 연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에이조스바이오는 자체 구축한 AI 플랫폼을 활용, 합성치사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면 대웅제약은 후보 물질에 대한 효능 평가와 임상 개발 등을 맡는 구조다.
JW중외제약도 AI 신약개발 기업인 디어젠과 공동 연구협약을 맺었다. 디어젠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JW중외제약의 신약 후보물질의 신규 적응증을 찾고 개발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AI는 적응증 탐색 외에도 신규 약물 발굴, 약효 검증 등 시행착오가 많은 신약개발 초기 연구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준다.
규모가 있는 기업 간 협약도 활발하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차백신연구소와 AI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목암연구소가 AI 알고리즘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세포와 신호물질 전달 과정 등 기전에 대해 연구하고,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보한 연구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파로스아이, 온코크로스 등 AI 도출 물질 임상 돌입 성과
국내에서도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하지만 임상에 들어간 경우는 많지 않고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업계가 AI에 관심을 갖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가 많지 않다. 하지만 일부 업체만 임상에 진입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에는 FLT3 저해제가 쓰이는데 일본계 다국적 제약사 아스텔라스의 '길테리티닙', 일본업체 다이이찌산쿄의 '쿼자니팁'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아스텔라스의 조스타파(성분명 길테리티닙)이 급여화된 상태다.
AI를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이용해 기존 저해제의 문제점이었던 재발 문제를 개선한 차세대 FLT3 저해제 'PHI-101'을 찾아내 2020년 2월부터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AI 플랫폼을 통해 도출된 물질이 임상 1상에 들어간 것은 국내 최초다. 이 업체는 오는 12월 12일 미국혈액암학회(ASH)에서 1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AI 플랫폼으로 개발한 물질이 임상 시험에 진입한 것은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AI 신약개발 기업인 온코크로스도 지난 2월 근감소증 등 근육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OC514'의 글로벌 임상 1상에 착수했다. 이 업체는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시작했고 임상을 통해 약동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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