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의 법관평가 결과 '우수법관' 70명이 선정됐다. 지난해 28명의 우수법관이 선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그러나 재판 진행 내내 반말로 일관하거나 심리 과정에서 예단을 드러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하위법관' 사례도 여전했다.
서울변회는 5일 소속 변호사 2만658명중 1769명이 참여한 '2022년 법관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5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평가받은 법관은 총 850명으로, 우수법관에는 평균 100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권보원 대전지법 홍성지원 법관을 비롯해 총 70명이 선정됐다. 반면 10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법관에는 13명이 선정됐다. 하위법관들이 받은 평균점수는 61.4점으로, 우수법관들 평균점수(97.1점)보다 35.7점 낮았다.
우수법관 70명은 치우침 없는 충실한 심리, 충분한 입증 기회 제공, 철저한 재판 준비, 경청과 충분한 배려, 적극적인 소통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김종우 서울고법 부장판사, 권영혜 서울중앙지법 판사, 방혜미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한규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010년, 2020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수법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중앙지법 차기 법원장 후보 중 한 명인 김정중 민사2수석부장판사도 우수법관으로 꼽혔다.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김동현 의정부지법 판사는 사건의 쟁점을 잘 파악하는 등 소송지휘권을 적절하게 행사하고, 친절하고 정중한 언행으로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먼 거리에서 오는 대리인을 위해 먼저 영상재판을 제안하고 미리 테스트 절차를 거쳐 수월하게 재판이 진행된 사례, 판결 이유를 쓰지 않아도 되는 소액 재판 판결문에 자세한 이유를 쓴 사례, 소송관계인에게 정중한 태도를 유지한 법관 사례 등이 우수사례로 꼽혔다.
반면 고압적이고 일방적인 재판 진행이나 자백 강요 위주의 재판,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하위법관들의 문제사례도 다수 조사됐다. 소송대리인에게 재판 진행 내내 반말을 하거나, 예단을 드러낸 사례도 있었다.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 형사사건 2심 첫 공판에서 "1심에서 왜 집행유예를 줬는지 모르겠다. 나는 1심 판결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한 법관도 있었다고 한다. 공판기일을 지정하면서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하거나,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재판을 진행한 법관도 문제 사례로 지적됐다.
서울변회는 변호사 5명 이상의 평가를 받은 모든 법관에게 평균 점수와 순위를 알릴 계획이다. 법원행정처와 각 법관의 소속 법원장에도 평가 결과를 통지할 예정이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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