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상민 해임안 단독 강행처리
국민의힘, 강하게 반발..대통령실은 '입장 없음'
尹정부 두번째 해임안에 정국 경색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파행 불가피
국민의힘, 강하게 반발..대통령실은 '입장 없음'
尹정부 두번째 해임안에 정국 경색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파행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11일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처리로 의결되면서 정국은 해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입장을 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국정조사 파행도 우려되고 있다.
헌정 사상 8번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통과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박진 외교부 장관에 이어 두번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가결로, 여야를 넘어 대통령실과 야당과의 '강대강' 대치가 거듭되면서 예산을 비롯한 주요 입법 과정에서도 당분간 난항이 예상된다.
■與 "이재명 방탄" 野 "정치행정 책임 물어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야당의 단독 처리로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처리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표결을 할 때 전원 퇴장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이재명 당대표에 집중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이상민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대참사가 벌어진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유가족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표한 것임을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게 집중된 국민 시선을 돌리고 방탄을 위해 해임건의안을 강행했다"며 "갓 출범한 정부의 발목을 잡고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흔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에 시달리는 나라경제를 언급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 "이재명 방탄에만 매달린다"며 "국정조사 요구서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해임건의안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대참사가 벌어진 것에 대해 정치적, 행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유가족을 포함한 국민의 목소리가 압도적"이라며 "여당인 국민의힘이야말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국조 파행 가능성 커져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일단 올스톱 상태로 들어갔다.
휴일에 특별결의로 본회의를 소집해 해임건의안과 같은 안건을 처리한 것에 당황한 국민의힘은 예산안 통과 이후 국정조사를 진행하려던 계획이 민주당에 의해 무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우선 국민의힘 소속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반발하며 위원회 사퇴 의사를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국정조사 특위가 당분간 가동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대통령실에서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터라 국민의힘 입장에선 야당의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처리를 명분으로 이번 국정조사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도 여야간 대치로 청문회 조차 제대로 열지 못한 채 종료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희생자와 유족을 위해 진상규명이 최우선임을 강조해왔고, 이를 위해 112신고 내용까지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라고 지시했던 만큼, 대통령실의 진상규명 의지는 높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쟁이 될 수 있는 국정조사 보다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강조해왔다.
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 "그들(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한 국정조사 또한 정권 흔들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했다"며 "애초 합의해줘선 안 될 사안이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지난달 국정조사에 합의해준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던 장 의원은 "민주당은 정치라는 탈을 쓰고 가슴에 칼을 품고 다니는 '정치자객들'"이라며 "더 당해 봐야 민주당의 실체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해임건의안 의결을 통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정쟁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이재명표 서민 감세안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권 행사가 유력한 것을 의식한 듯,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사안의 엄중함을 감안했을 때 윤 대통령이 또 다시 국회 헌법이 보장한 권한과 책무를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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