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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1월 효과 기대"…AA급 공모채 쏟아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6 05:00

수정 2022.12.26 04:59

1월 공모채 발행 대기 명단 /금융투자업계
1월 공모채 발행 대기 명단 /금융투자업계
[파이낸셜뉴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개시되는 1월 AA급(더블A)급 이상의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 줄을 서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연초 자금 집행에 나서면서 투자시장에 돈이 몰리는 '연초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다. 정부의 채안펀드 가동도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을 기대하게 하는 긍정적 요소다.

LG화학·롯데건설·KT·이마트·포스코 등 발행 채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더블A급(AA급) 이상의 우량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 발행 채비에 나섰다. 2023년 첫 회사채 발행을 끊는 곳은 유동성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건설이다.
싱글A급이지만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보증을 제공해 롯데건설의 공모 회사채는 신용등급 AA+를 부여받았다.

롯데건설은 크리스마스 연휴 직후인 26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내년 1월 3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을 예정이다. 이어 최고 신용도(AAA)를 보유하고 있는 KT도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온다.

이달 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같은 달 12일께 최대 3000억원까지 발행할 예정이다.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민간 기업 중에 AAA 등급을 보유한 곳은 SK텔레콤과 KT 두 곳뿐이다.

이마트(AA0), 연합자산관리(AA0), 포스코(AA+)도 같은 날 공모채 발행 채비로 분주하다. 이 외 LG유플러스(AA0), 롯데제과(AA0), CJ ENM(AA-), 한국금융지주(AA-), 신세계(AA0), LG화학(AA+) 등도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로 준비하고 있는 곳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4000억원을 목표로 1월 1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8000억원까지 증액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연초효과·채안펀드 가동에 크레딧 스프레드도 축소

시장은 이들 회사가 우량한 신용도를 무기로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자금을 넉넉히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초 연기금 등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재개되면서 채권 시장에 풍부한 자금이 유입되는 점도 사전청약에 긍정적이다.

실제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1월이 다가오면서 축소되고 있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지난 11월 30일 180bp까지 확대됐다가 이달 23일 156.9bp로 축소됐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된다는 것은 회사채를 찾는 기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돈맥경화 현상이 심했던 크레딧 시장에 조금씩 돈이 돌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은행대출, CP발행 등 조달 다각화를 통해 회사채 발행 대체 수단이 녹록지 않다"면서 "여기에 채안펀드 가동과 기관 매수세 유입이 기대되고 있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1월 말 기존 3조원 규모로 진행한 채안펀드 1차 캐피털콜에 이어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털콜을 추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차 캐피털콜은 출자 금융회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분할출자 방식으로 추진한다.

다만 이 연구원은 "내년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수준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가 하반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딧 스프레드 추이 /KIS net
크레딧 스프레드 추이 /KIS net
양극화는 여전…비우량채, 금리 높여 '자금 확보' 안간힘

반면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량채로만 돈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업황이 좋지 못하거나 중소기업일수록 이자금리에 허리가 휘고 있다.

실제로 에이치라인해운이 이달 21일 발행한 사모채 1년6개월물은 표면금리가 연 11%까지 치솟았다. 지난 2020년 7월 2년물 사모채 금리가 연 3.8%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뛴 것이다. 에스지씨이테크건설이 이달 23일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사모채 표면이율은 연 10%에 달했다.

고금리의 고통이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중소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메자닌 채권에 금리까지 더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 당장의 자금융통이 급한 탓이다.

가령 비보존제약은 지난 20일 전환사채(CB) 31억원어치를 발행했다. 3년물로 표면이율은 연 6% 수준이다. 만기보장수익률은 10%까지 치솟았다. 비보존제약의 신용등급은 CCC 수준이다.

올해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던 비츠로시스도 이달 16일 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2.0%지만 만기보장수익률은 9.5%를 제시했다. 자체 신용등급이 CCC 수준인 데다 글로벌 긴축에 국고채 금리가 뛰면서 전체 이자비용이 올라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대양금속 8.5%, 제일인베스트먼트 8.5%, 나우파트너스 8/5%, 씨엔플러스 8.0%, 네오리진 8.0%, 엑스렌 9% 등은 8~9%의 만기보장수익률을 제시하며 CB 투자자를 모집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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