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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국이 1년 6개월 만에 외국 게임사에 외자판호를 발급하며 게임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에 진출할 라인업이 많으면서 기존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은 회사일수록 수혜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이 1년 6개월 만에 외자판호에 대한 발급이 재개됐고, 넷마블이 미국 자회사 카밤의 게임을 포함해 3개의 판호를 발급 받는 등 한국 개발사의 게임도 포함됐다"라며 "중국의 규제 완화 기조는 명확해졌다"라고 밝혔다. 판호(版號)는 중국 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허가권으로, 외국 회사의 경우 외자판호를 발급 받아야 한다.
김하정 연구원은 "이번 판호가 기대를 넘어선 이유는 글로벌 IP(지적재산권)가 아니라면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에 보수적이던 중국 당국이 확률형 사업모델(BM)이 강한 한국형 모바일 MMORPG(다중 롤플레잉 게임)까지 외자판호를 발급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당국이 게임 산업 정책 기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봐야 경쟁력이 없던 기존과 달리 한국 게임사의 주력 게임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기존에 받아들이지 않던 새로운 게임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중국 게임 시장은 새로운 게임의 유입 속 재차 성장기를 겪을 것이며 이 경우 한국 게임사는 다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라며 종목별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할 라인업이 많으면서 기존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은 회사일수록 수혜가 크다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신작만이 아니라 구작들도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됐기 때문에 라인업이 많은 회사가 유리하다"라며 "또한 판호 신청은 수개월의 사전 작업이 필요하기에 중국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던 회사가 유리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투자 관점에서는 기존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어 미래가 불투명했던 회사일수록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넷마블과 위메이드를 최우선적으로 주목했다. 그는 "시장의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아 사업적 관점에서 게임을 만드는 그들의 방식이 통하지 않았을 뿐, 유연하고 빠른
대응이라는 본질적 경쟁력은 잃지 않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외자판호 발급에 넷마블은 이미 3개 게임의 외자 판호를 발급 받았다.
그는 "넷마블이 재무적 곤경에 빠진 이유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에 다작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던 강점을 최근의 성장 둔화 속에서는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일부 사업이 정리되는 등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판호를 발급 받은 게임의 중국 진출 준비와 기존과 향후의 다양한 라인업의 판호 신청 준비 등을 통해 정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메이드의 경우 미르 IP의 중국 진출이 기대된다고 한다. 김 연구원은 "미르 IP가 중국 규제의 문을 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번 외자판호에서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크래프톤과 데브시스터즈도 관심을 갖고 봐야 한다"라며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등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라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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