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우리 애가 볼라"…아동성범죄자가 쓴 저작물이 도서관에 떡하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7 05:00

수정 2023.01.07 05:00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뉴시스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동성범죄자의 저작물이 아동과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접근 제한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성범죄자가 쓴 도서 등이 아무런 제재없이 누구나 책을 빌릴 수 있는 도서관에 버젓이 비치돼 있는 만큼 주요 발달기에 있는 청소년 성장기에 큰 정서적 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별도의 대책을 수립할 수 없어 제도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아동성범죄자 저작물 142건 소장

6일 이병훈 더물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국립중앙도서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중앙도서관에 등록된 아동성범죄 작가의 저작물은 총 142건으로 국립중앙도서관 산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142건의 저작물은 모두 A모씨의 작품이다.
A씨는 지난 2016년 자신이 가르치던 초등학생을 모두 27차례 걸쳐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국립중앙도서관이 파악한 아동성범죄자 저작물이 A씨의 것으로만 구성된 것은 전수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도서관장이 아동성범죄자의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아동성범죄자 저작물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질 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감안하면 추가로 다른 성범죄자가 쓴 책이 비치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 의원실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청소년 발달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범죄자의 저작물이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도록 사전에 이를 걸러줄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별도의 전수조사를 통해 성범죄자의 저작물이 추가로 비치돼 있는 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청소년들의 독서 자료로 이용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수도권 소재 학부모 B씨는 "어떻게 성범죄자가 쓴 책들이 아무런 제재없이 버젓이 아이들이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며 "한창 정서적 발달기에 있는 초중고교생들의 입장을 감안해 해당 도서들을 조속히 색출해 폐기하던지, 아예 도서관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아동성범죄자의 정보를 받고 있지 않다"며 "때문에 언론 보도 등을 참고해 현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병훈, 아동성범죄자 저작물 관리 강화·이용제한 법안 발의

한편 이병훈 의원은 국립중앙도서관이 도서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범죄정보를 제공받고, 아동성범죄자의 저작물에 대한 전수조사와 상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이 전날 대표발의한 '도서관법 개정안'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도서관이용심의위원회'가 아동성범죄자의 저작물에 대해 이용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아동성범죄자 범죄정보 고지 대상에 국립중앙도서관장을 포함시키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아동성범죄자 정보를 공유받아 도서관에 소장 중인 아동성범죄자 저작물을 상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또 '도서관이용심의위원회'를 열어 아동성범죄자 저작물에 대한 이용 제한 조치를 심의·결정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아동·청소년 시기는 인격이 형성되는 매우 중요한 기간"이라며 "읽고자 하는 책이 아동성범죄자의 저작물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기본조치"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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