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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흥행' 나선 K게임… 눈 높아진 中게이머 공략이 숙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9 18:05

수정 2023.01.09 18:05

中, 5년만에 판호 대량 발급
업계 "이례적…흥행 장담 어려워"
신규 IP 개발·장르 다변화 나서야
'대륙 흥행' 나선 K게임… 눈 높아진 中게이머 공략이 숙제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대거 발급하면서 K-게임사의 중국 시장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K-게임 흥행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게임의 개발 수준이 월등히 높아져 빗장이 풀려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한령 끝? K-게임 中 판호 대거 발급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판호를 관리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해 12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게임 다수를 포함한 총 44종의 외국산 게임에 외자판호를 발급을 했다. 중국은 심의를 거친 중국 게임에는 '내자판호'를, 해외 게임에는 '외자판호'를 발급해 서비스를 허가하고 있다.


판호 발급을 받은 한국 게임 목록에는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넥슨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A3: 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 '샵 타이탄' △엔픽셀 '그랑사가' △밸로프 '뮤레전드'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판호 발급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지난 2014~2016년 사이 중국에 48개의 게임을 수출한 바 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 국내 게임들은 중국 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 발동으로 국내 게임들은 외자판호를 거의 받지 못했고, 시장 경쟁력도 약화됐다.

이후 약 5년 만의 대거 판호 발급으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게임 시장 내 중국의 점유율은 20.4%로 전체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을 잡기 위해 위메이드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일부 게임을 중국 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파트너사 계약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게임 경쟁력 미지수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도 함께 나온다. 중국 시장은 아직 불확실성이 큰 데다가 게임에 대한 규제 수위도 높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판호 발급이 일시적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중국 당국은 확률형 아이템 등 사행성 요소가 다수 포함된 게임에 (판호) 승인을 내주지 않는 등 규제가 심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 이용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거리다. 특히 호요버스의 '원신' 등 중국 모바일 게임 인기는 글로벌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시장 내 K-게임의 진입이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다른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 모바일 게임 수준이 향상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에 반해 이번에 판호를 받은 한국 게임들은 이미 출시된 지 꽤 된 게임이라 새롭지 않고, 향후 중국에 출시될 국내 대표 게임들 또한 중국 이용자들에게 신선할지는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결국 K-게임의 자체 경쟁력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조언이 따른다. 다양한 지식재산권(IP) 개발 및 확보, 게임 장르의 다변화 등이 대응 방안으로 꼽힌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이미 K-게임 인기를 넘어서고 있다"며 "한국 게임사들도 신규 IP 개발에 집중하고,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 승부를 보겠다는 집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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