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90만명분 마약을 각설탕·씨리얼로 위장..檢, 밀수 조직 검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3 06:24

수정 2023.01.13 06:24

[인천=뉴시스] 수족관 돌과 혼합돼 있는 필로폰. (사진=인천지검 제공) /사진=뉴시스
[인천=뉴시스] 수족관 돌과 혼합돼 있는 필로폰. (사진=인천지검 제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마약을 미국에서 국내로 몰래 반입한 조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29)씨 등 마약 밀수 조직의 수령책·관리책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이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B씨(29)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미국에 불법 체류중인 해외총책 C씨(32)와 관리·발송책 D씨(32)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현지 수사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인천국제공항과 부산항을 통해 미국에서 필로폰과 MDMA(일명 엑스터시)를 몰래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이 밀수입한 필로폰은 27.5kg으로 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가는 900억 원 상당. 이는 지난해 1년간 미국에서 국내로 밀수입됐다가 적발된 전체 필로폰 38.7kg의 70%에 해당한다.

A씨 등은 마약을 각설탕, 수족관용 돌, 시리얼 등과 혼합하거나 체스판 바닥과 가정용 실내 사이클 프레임 등에 은닉해 밀수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H’자 형태의 나무 거치대 중앙을 필로폰이 담긴 비닐봉지로 감싼 뒤 쇠사슬을 다시 감는 방식을 활용해 세관의 엑스레이(X-RAY) 검색을 피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21년 12월 인천국제공항에서 특송화물로 위장한 필로폰 9.2㎏이 세관 통관 과정에서 최초로 적발된 뒤 추적에 나서 밀수조직 수령책 2명을 먼저 검거했다.

검찰은 이어 미국 마약단속국(DEA), 인천본부세관과 협력하며 1년간 추적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검찰은 수령책과 관리책 등 조직원 4명을 더 검거하고, 밀수된 마약을 모두 압수했다.


최초로 검거된 수령책들은 재판 비용과 향후 대가 등을 약속받고 수사 과정에서 총책과 관리책 신원을 함구했으나, 검찰은 통신·계좌 추적, 구치소 접견 기록 분석, 재판비용 출처 확인 등으로 조직원들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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