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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설 한국영화 '유령' vs '교섭' 맞대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4 05:00

수정 2023.01.14 05:00

18일 나란히 개봉
영화 '유령' 아이맥스 4DX 포스터. /뉴스1
영화 '유령' 아이맥스 4DX 포스터. /뉴스1

영화 '교섭' 포스터.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교섭' 포스터.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설 연휴를 맞아 두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주연의 ‘유령’과 황정민 현빈이 주연한 ‘교섭’이다.

두 영화는 오는 18일 나란히 개봉한다. 최근 900만 관객을 돌파한 ‘아바타:물의 길’과 ‘흥행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슬램덩크’ 그리고 250만 관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뮤지컬영화 ‘영웅’이 주도하는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예정이다.

밀실추리로 시작해 통쾌한 여성액션무비로 ‘유령’

“결이 다른 (일제강점기를 배경)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감독님 말에 관심이 갔다.
" 영화 ‘유령’(제작 더 램프, 제공/배급 CJ ENM, 각본/감독 이해영)은 배우 설경구의 말마따나 이색적인 설정의 일제강점기 배경 영화다.

조선총독부에 숨어든 항일조직 스파이 ‘유령’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벼랑 끝 외딴 호텔을 무대로 한 밀실 추리물로 시작해 장총과 쌍권총을 든 통쾌한 여성액션무비로 탈바꿈한다. 배우들은 한국어보다 일본어를 더 구사해 “제2국어가 필수”라는 업계 관계자의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영화는 1933년 경성을 무대로 항일조직이 조선총독부에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 색출에 맞서 진짜 유령들의 목숨을 건 작전을 그린다.

신임 조선총독의 경호를 맡게 된 ‘카이토’(박해수)는 엘리트 군인이었으나 좌천된 경무국 소속 통신관이자 한때 자신의 경쟁자였던 ‘쥰지’(설경구)를 포함해 총독부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담당 박차경(이하늬), 조선인임에도 총독부 실세인 정무총감 비서에 오른 유리코(박소담) 등 다섯 명의 용의자를 밀실에 가둔다.

초반부는 이들 중 누가 진짜 유령인지 추리게임이 다소 지루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오고 예상치 못한 인물의 화려한 액션이 시작되면서 영화는 통쾌한 액션무비로 분위기 전환된다. 설경구와 이하늬는 성별의 차를 극복하고 몸과 몸이 직접 격돌하는 맨몸 액션으로 눈길을 끈다. 동시에 누가 ‘유령’인지 알지 못한 채 서로를 향한 의심과 경계를 세우며 각자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유령’ 속 캐릭터들은 서로 격돌하면서 저마다의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유령’은 항일조직을 다루나 애국심을 강조하진 않는다. 오히려 젊은 동지들의 잇단 죽음에 회의감마저 드러낸다. 항일조직을 잡기위해 덫을 놓고 투항을 유도하는 설경구의 연설신은 설득력마저 느껴진다. ‘10년 전에 사라진 나라를 붙잡고 도대체 무엇을 하느냐, 현실을 직시하라’는 뼈아픈 말은 역설적이게도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 '유령'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영화 '유령'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영화 '유령'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영화 '유령'의 한 장면. /CJ ENM 제공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암흑의 시기, 그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자신들의 꽃다운 목숨을 바칠 수 있었을까?
그들의 희생정신과 애국심 덕분에 우리는 지금 이렇게 K콘텐츠가 전세계를 매료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유령'은 미장센에도 공을 한껏 들였다. 소품 하나하나에도 스타일을 중시한 이 작품은 마치 서부영화의 영웅처럼 미화한 캐릭터들의 멋진 활약상을 통해 영화적 재미와 쾌감을 선사한다. 18일 개봉.

한국인 납치사건, 그 생생한 현장 속으로 ‘교섭’

‘모가디슈’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교섭’은 공무원도 보직에 따라 얼마나 극한직업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황정민·현빈 주연의 ‘교섭’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됐던 사건을 영화화했다. 요르단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해 이국적인 풍경이 장대하게 펼쳐지는 이 영화는 낯선 혼돈의 땅에서 인질들을 구해야하는 교섭 전문 외교관 정재호(황정민 분)와 중동지역 전문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 분)의 작전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당시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동분서주한 이들이 어떤 과정과 고민을 거쳐 교섭을 이뤄냈는지를 생생히 엿볼수 있다.

임순례 감독은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을 구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이야기”라며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의 사명감을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교섭’은 연극판에서 활동하던 황정민을 충무로에 소개한 임순례 감독이 ‘와이키키 브라더스’이후 21년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묘한 감동을 안긴다.

영화 '교섭'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영화 '교섭'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영화 '교섭'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영화 '교섭'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임감독은 “관객을 설득할 수 있는 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고 밝혔는데, 황정민은 특히 후반부 탈레반과 교섭하는 장면에서 예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현빈에 대해서는 “늘 함께 하고 싶었던 배우였다”며 “우리가 보지 못했던 거칠고 자유로운 모습을 ‘박대식’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현빈은 구릿빛 몸매로 위험천만한 액션신을 임팩트있게 소화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큰 사랑을 받았던 강기영은 현지 유일한 한국인 통역관으로 극의 긴장을 이완시킨다. 18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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