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한국으로 송금하려는 의뢰인 대신
국내 환전소 중국 계좌로 위안화 입금되면
국내 환전소업자에게 원화 받아 전달 혐의
같이 기소된 환전소업자는 벌금 500만원
[파이낸셜뉴스]64억원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환치기' 전달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김동진 부장판사)은 지난 11일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환치기 전달책 A씨(33)와 환전소업자 B씨(41)에 대해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3월 11일께부터 같은해 6월 14일까지 중국에 거주하는 친구인 C씨와 공모해 중국과 한국 사이에서 불법으로 외환을 거래하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을 이용해 총 26회에 걸쳐 합계 64억7173만6000원의 외국환 거래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C씨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돈을 송금하기를 원하는 의뢰인들의 송금 업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A씨에게 "내가 시키는 대로 한국에 있는 환전소에 가서 환전소 업자로부터 원화를 받아 손님들에게 돈을 전달해 달라"라는 취지로 제안했다.
C씨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원하는 의뢰인들로부터 위안화를 건네받아 이를 국내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업자들의 중국 계좌로 송금했다.
A씨는 일정한 수수료를 공제하고 위안화에 상응하는 원화를 불상의 환전소업자들로부터 받아 이를 C씨의 지시에 따라 국내 거주하는 의뢰인들이 지정하는 사람들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1억6875만원을 전달하는 등 총 64억원대 외국환거래를 했다.
한편, B씨는 서울 영등포구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며 지난 2021년 5월 19일부터 같은해 6월 28일까지 총 96회 환치기를 해 합계 36억1688만8608원의 외국환 수령을 대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C씨를 통해 소개받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원하는 의뢰인으로부터 B씨가 사용하는 중국 금융기관 계좌로 위안화를 송금받고 일정한 수수료를 공제하고 환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A씨에게 교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환치기 방식의 이 사건 범행으로 불법 송금한 돈은 그 합계액이 64억여원이고 B씨는 그 합계액이 36억여원으로서 그 내용이 가볍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범행으로 불법 송금된 돈이 보이스피싱 등 여타의 범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볼 근거는 발견되지 않는 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춰 B씨는 그 범정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들은 현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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