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상습적으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 124명에게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노출한 사진을 촬영하게 해 총 1929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인 사진 또는 동영상을 제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최초 기소 당시 공소장에 A씨의 범행 기간을 2020년 11월3일부터 2021년 2월10일까지로, 피해자는 3명이고 A씨가 만든 성착취물은 19건으로 특정했다.
1심은 A씨 혐의를 인정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2심에서 검찰은 A씨의 추가 혐의가 발견됐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바뀐 공소장에는 범행 기간과 피해자 수, 성착취물 건수가 대폭 늘어났다. 2심은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고 형량은 징역 18년으로 늘렸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2020년 6월 상습 청착취물 제작죄가 추가로 규정됐는데, 2심에서 검찰이 법 개정 이전 범행까지 상습 성착취물 제작죄에 포함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법 개정 이전 성 착취물 제작 범행은 '상습' 규정이 아닌, '성착취물 제작죄'로만 처벌할 수 있을 뿐"이라며 "법 개정 기준으로 이전·이후 범죄는 포괄일죄가 아닌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포괄일죄는 여러 행위가 하나의 죄를 이룬다는 것이고, 실체적 경합 관계는 별개의 범행 행위라는 의미다. 대법원은 "개정 규정 이전의 부분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은 허가될 수 없고, 이는 추가기소의 대상이 될 뿐"이라며 파기환송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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