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제3차 양성평등 기본계획
낙태 입법공백도 손봐
국가성평등지수는 소폭 올라
낙태 입법공백도 손봐
국가성평등지수는 소폭 올라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기업의 근로자 성비를 공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육아휴직 기간은 기존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린다.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는 배달라이더, 대리기사로 근무할 수 없도록 막는다.
여성가족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제2차 기본계획이 여성의 고용과 사회참여를 보장하고 일·생활 균형, 남녀평등 의식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제3차 계획에서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 코로나19로 심화한 돌봄부담 완화, 5대 폭력 근절을 위한 과제를 담았다.
■임신중절 등 여성 건강권 보호
우선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성별근로공시제를 기업 자율로 추진할 방침이다. 성별근로공시제는 각 기업이 직원 채용-근로-퇴사 단계까지 중요 항목에 대해 성별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다. 채용 단계에서는 서류 합격자부터 최종 합격자까지 성비를, 근로 단계의 경우 부서별·승진자·육아휴직 사용자 성비를 공개하는 식이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는 공공부문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여가부는 설명했다. 맞돌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육아휴직 기간은 기존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린다. 중소기업 내 재택·원격근무 활성화도 지원한다.
교육부는 초등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초등늘봄학교를 도입해 돌봄교실 이용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하고, 아이돌봄서비스 정부지원 시간과 지원가구를 늘린다.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해 여성 건강권도 보호한다. 특히 인공임신중절 불법 약물 유통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법무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임신중절의약품의 불법 유통 단속을 강화하고, 복지부와 여가부는 임신갈등 상황에 대한 상담을 확대한다.
이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1년 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5∼44세 여성의 인공임신중절률은 3.3%이다. 사회경제적 사유가 주된 원인을 차지했다.
권력형 성범죄, 디지털성범죄,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범죄 등 5대 폭력에 대한 법·제도도 정비한다. 기관장 등의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보호조치를 의무화하고, 성희롱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처분 금지 의무 신설을 추진한다.
기관장 성폭력사건 발생시 여가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는 재발방지대책 제출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고, 미제출기관에는 과태료 등으로 제재한다. 스토킹처벌법에는 스토킹범죄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담도록 개정한다.
전자장치 착용자는 근무제한 업종에 배달라이더와 대리기사를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형법상 강간 구성요건을 기존 폭행·협박에서 '동의여부'로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럴 경우 폭행과 협박 없이도 동의 없이 성관계를 하면 강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 재판 과정에서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과거 성이력을 증거로 채택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도 검토한다.
■국가성평등지수 소폭 상승…충남·전북 하위
여가부는 이날 2021년 국가성평등지수도 공개했다. 정부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국가의 양성평등 수준을 파악하고 정책 추진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2010년부터 성평등수준을 매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2021년 국가성평등지수는 75.4점으로 2020년(74.9점) 대비 0.5점 상승했다. 지역성평등지수는 77.1점으로 2020년(76.8점) 대비 0.3점 올랐다.
영역별 성평등 수준은 여성의 인권·복지 영역(82.9점)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성평등 의식·영역(74.9점), 사회참여 영역(69.7점) 등 순이다.
분야별로는 보건 분야(96.7점) 성평등 수준이 1위를 차지했다. 의사결정 분야(38.3점)는 가장 낮았다.
의사결정 분야는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증가한 영향으로 2020년 36.4점에서 2021년 38.3점으로 8개 분야 중 가장 크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가장 저조했다.
가족 분야는 남성휴직자가 증가하면서 2020년 63.6점에서 2021년 65.3점, 안전 분야의 경우 사회안전에 대한 전반적 안전 의식 지표가 개선되면서 2020년 72.1점에서 2021년 73.1점으로 상승했다.
지역성평등지수 상위 지역은 서울, 부산, 대전, 세종, 제주로 조사됐다. 하위지역은 충남, 전북, 전남, 경북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성평등 등급이 상승한 지역은 세종(중상위→상위), 충북(하위→중하위) 등 2개 지역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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