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근,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
2022년 150km/h 스피드 과시한 최고의 고교 사이드암
라온고 창단 첫 결승행이끌어... 김서현과 맞대결에서는 승리도
작은 체격 평가절하 당하며 3라운드 7번까지 밀리기도
염경엽 감독 개막전 엔트리 기용 시사
정우영 이어 또 다른 광속 사이드암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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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박명근(19, LG 트윈스)은 선배 김지찬(22, 삼성 라이온즈)과 닮은 점이 많다. 일단 라온고 출신의 프로 선수라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작은 신장을 무기로 프로 무대에 진출한 선수라는 점도 비슷하다. 프로에 입성한 라운드도 비슷하다. 김지찬은 삼성의 2차 2라운드, 박명근은 전면 3라운드에 프로 무대를 밟았다. 순번 자체도 비슷하다.
하지만 정작 LG 트윈스의 레전드이기도 한 라온고 강봉수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강봉수 감독은 1993년 왼손 셋업맨으로 LG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었다) 많은 이들의 박명근의 신장에 주목하지만, 정작 강 감독이 생각하는 박명근과 김지찬과의 공통점은 그들의 지닌 천재성이다. 적어도 고교 수준에서는 범접할 상대가 없는 선수들이라는 것이 강 감독의 이야기다.
강 감독은 박명근에 대해 “사람들은 아직 명근이의 가치를 잘 모른다. 보통 고교 투수들이 제구력이 좋다고 하면 자신의 존 안에서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는 선수를 의미한다. 이 정도만 되어도 고교에서는 훌륭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명근이는 다르다. 여기에 더해 소위 커멘드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전력투구를 하면서 한 개를 넣고 뺄 수 있는 그런 능력을 보유한 선수다. 이 능력이 있어야 프로에서 살아남는다. 프로의 좁은 스트라이크존? 다른 선수면 몰라도 명근이에게는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다. 확신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는 진짜 천재적인 선수다" 라고 말했다.
이는 대표팀에서 그의 공을 받았던 김동헌(키움 히어로즈)의 의견도 비슷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대표팀 최고의 제구력은 박명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많은 프로 선수를 배출하는 유신고 홍석무 감독의 의견도 비슷했다. 홍 감독은 “작년에 우리 팀과의 후반기 주말리그에 선발로 나와서 9타자를 상대로 7타자를 삼진 잡고 들어가더라. 공이 무시무시했다. 뭐 이런 투수가 다 있나 싶더라. 이런 선수가 3라운드 7번? 솔직히 잘 이해가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대통령배에서는 전국 계약금 1위 김서현(한화 이글스)의 서울고와 정면으로 맞붙어 승리했다. 6이닝 2피안타 9K 무실점으로 서울고를 꺾고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2021년 사상 첫 라온고의 대통령배 준우승을 이끌었음은 물론이다. 51.2이닝 68K에 평균자책점은 고작 1.21밖에는 되지 않는다.
여기에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박명근의 장점은 대범함이다. 경기에 몰입하는 능력이 엄청나다. 마운드 위에서 경기가 끝난 줄도 모르고 상대를 응시하는 그의 일화는 유명하다. LG 트윈스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캠프에 따가라는 것도, 마무리 캠프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도 이런 장점들 때문이다.
사실, 작년 박명근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평가절하당한 이유는 간단하다. 체격이 작은 선수는 프로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 때문이다. 박명근은 시즌 초반 150km/h가 넘는 스피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즌이 계속 될수록 스피드가 떨어졌다. 137km/h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스피드 편차도 커졌다. 청소년대표팀 당시 부진도 이 때문이다. 즉, 체격이 작을수록 온 몸을 이용해 공을 던져야하고 긴 페넌트레이스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프로 구단의 논리다.
여기에 포심을 받쳐줄 변화구가 약하다는 것 또한 고려가 되었다. 체인지업이 약하기때문에 프로 좌타자를 막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체력은 프로에 들어오면 그에 걸맞게 바뀐다. 구종도 늘어간다. 또한, 중간이라면 충분히 우타자들만 상대하며 성장할 여지도 있다.
선배 김지찬이 프로에 처음 들어갈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그를 대주자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김지찬은 최근 삼성 이 드래프트에서 뽑은 모든 야수 가운데에서도 최고급 성과를 내고 있다.
2023 시즌 또한 주전 2루수로서 경기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이미 드래프트 본전은 뽑고도 남았다.
염경엽 LG 신임 감독은 캠프에 나서기에 앞서 박명근의 개막전 활용을 시사했다. 중간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있는 선수라는 내부 평가다. 과거 기술위원장을 할 당시 중간계투로 류중일 감독에게 추천을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만큼 LG 트윈스라는 팀은 박명근에게는 기회의 땅이다.
LG는 이미 정우영이라는 엄청난 중간계투 사이드암을 발굴했다. 여기에 박명근까지 성공을 거둔다면 LG의 뒷문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박명근 같이 작은 선수가 프로 1년차 때부터 성공적으로 적응한다면 아마야구계에도 '작은 선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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