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억제 신뢰성 과시' 예고 없이 폭격기 동원 연합훈련
북 외무성 "핵엔 핵으로, 정면대결엔 정면대결로" 강력 반발
[파이낸셜뉴스]
북 외무성 "핵엔 핵으로, 정면대결엔 정면대결로" 강력 반발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우리 공군 F-35A 전투기와 미 공군의 B-1B 폭격기, F-22 랩터, F-35B 스텔스 전투기가 참가한 올해 첫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서해 상공에서 진행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국방장관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에 따른 '확장억제' 강화 기조를 재확인한 지 하루만에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국방부는 "이번 연합공중훈련은 한미 공군의 연합작전수행 능력과 상호 운용성을 증진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공군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는 미·북 정상회담이 시작된 2018년 4월 이후 사실상 중단했다가 지난해 3월 24일 북한이 선언한 핵실험·ICBM 발사유예(모라토리엄)를 약 4년 만에 파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와 핵실험장 재건에 나선 이후부터 재전개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해 정상회담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 전개'에 합의한 바 있다.
오스틴 장관도 지난달 31일 한미국방장관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F-22, F-35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늘리겠단 의사를 밝혔다.
이번 한미연합 공중훈련은 통상 북한의 군사적 도발 행위 이후 미 전략자산을 동원한 대응에 나섰던 양상과 달리 선제적·공세적 대응훈련으로 평가된다.
특히 동해 상공이 아닌 '서해 상공'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북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대중국 견제 메시지도 동시에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확대 방침과 관련,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엔 핵으로, 정면대결엔 정면대결로'란 원칙에 따라 초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 의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 북한 평양에선 오는 8일 '건군절' 제75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 중인 정황이 지속 포착되고 있다.
또 오는 16일은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이른바 '광명성절'을 계기로 모종의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또 '올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마치겠다'고 주장한 데 이어 최근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소형화 핵탄두 기폭실험을 위한 7차핵실험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6일 무인기 도발에 이어 지난해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 이틀 연속으로 소형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다고 알려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북측 초대형방사포 주장) 발사 이후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우리 군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례대응 지시에 따라 처음으로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 등을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보내 적 지역 정찰 비행과 군사시설을 촬영하고 돌아왔다.
북한은 이후 우리 무인기를 탐지하지 못한 문책성 인사로 남북 분단 역사 7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군 수뇌부를 교체한 지 6개월 만에 또 다시 군 지휘부를 전격 재교체하면서 절치부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방부는 "앞으로도 한·미 양국은 미 전략자산 전개와 연계한 연합훈련을 강화해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능력과 태세를 더욱 굳건히 갖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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