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선풍기보다 조용하네"..TK엘리베이터 '벨트 엘리베이터' 탑승해보니[르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9 09:00

수정 2023.02.09 14:53


지난 8일 윤여황 TK엘리베이터 벨트 시스템 팀장이 분리형 도르래(시브)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홍요은 기자
지난 8일 윤여황 TK엘리베이터 벨트 시스템 팀장이 분리형 도르래(시브)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거실에 있는데도 운행 소음이 들리는 경우가 있죠? 저희는 분리형 도르래(시브) 기술을 써서 엘리베이터 진동 자체를 차단했습니다."
지난 8일 오전 충남 천안의 TK엘리베이터 천안 캠퍼스. 157m 높이의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에 들어서자 내구성과 소음을 점검 중인 벨트 신제품이 눈에 띄었다. 윤여황 TK엘리베이터 벨트 시스템 팀장은 시브를 작동시킨 후 "조용하고 흔들림이 없죠?"라고 되물었다. 실제로 엘리베이터 머신을 지탱하는 베드 플레이트 위에 손을 갖다 대자 작은 진동이 미세하게 전달됐다.

TK엘리베이터가 새롭게 출시한 벨트 엘리베이터는 승객이 탑승하는 '카(본체)'를 견인하기 위해 와이어 로프 대신 벨트를 적용했다. 벨트는 폴리우레탄 재질 피복에 여러 갈래의 강철심으로 구성됐다.


벨트 엘리베이터의 강점은 수명이 길고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벨트는 유연성, 강도, 내구성이 뛰어나 권장 교체주기가 5년인 강철 로프보다 사용기간이 3~4배 길다. 게다가 마모를 줄이기 위한 윤활유도 사용하지 않아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벨트와 도르레(시브)를 독립적으로 구동시켜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 한 '분리형 시브' 모습. 사진 = 홍요은 기자
벨트와 도르레(시브)를 독립적으로 구동시켜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 한 '분리형 시브' 모습. 사진 = 홍요은 기자

특히 TK엘리베이터가 출시한 벨트 엘리베이터는 '분리형 시브 방식'을 최초로 적용해 진동과 소음이 최소화했다. 타사 일체형 시브와는 달리 각각의 벨트와 시브가 독립적으로 구동하도록 한 것이다. 최용진 TK엘리베이터 연구소장은 "분리형 시브는 여러 갈래의 벨트와 일체형 시브가 한꺼번에 움직일 때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슬립 현상을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스트 센터에 있는 벨트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11층 버튼을 누르자 이동하는 몇 초 간 고요한 시간이 흘렀다. 체감되는 소음은 선풍기 바람 소리보다도 조용했다. 엘리베이터가 출발하고 멈출 때 발생하는 울렁거림도 없어 승강기가 올라가고 있는데도 멈춰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TK엘리베이터 천안 캠퍼스 테스트 타워에서 점검 중인 '벨트 엘리베이터' 신제품. 사진 = 홍요은 기자
TK엘리베이터 천안 캠퍼스 테스트 타워에서 점검 중인 '벨트 엘리베이터' 신제품. 사진 = 홍요은 기자

서득현 TK엘리베이터 대표이사는 테스트 센터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벨트 엘리베이터에 적용된 인공지능 유지관리 시스템 ‘MAX'는 사우디 네옴시티에도 진출시키기 위해 추진 중"이라고 귀띔했다. MAX는 엘리베이터의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해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빅데이터와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고장을 예측하고 필요한 정보를 점검원에게 전달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TK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교체시장에 벨트 엘리베이터를 적용하고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MRL)의 추가 개발도 진행해 향후 확대 적용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인 TK엘리베이터는 벨트 제품을 국내에서는 첫 출시했지만, 이미 유럽, 북·남미 지역에서 벨트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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