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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벌써 50개 기업 상장폐지 위기…'본토A주' 투자 주의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0 18:30

수정 2023.02.20 18:30

상하이증권거래소 첫 상폐 공지
스마트 통신 제품업체 카이러과기
50개 상폐 직면기업 일부 조사중
*ST순리 *ST지야오 *ST신원 등
종목명 앞에 *ST붙으면 경계해야
中, 벌써 50개 기업 상장폐지 위기…'본토A주' 투자 주의보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올해 들어 중국 본토 A주에서 50여개 기업이 상장폐지 위험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세 가지 특징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광섬유·광케이블·모바일 스마트 통신 제품업체 카이러과기 주식을 상장 폐지한다고 공지했다. 최근 20거래일 연속 일일 종가가 1위안(약 189원) 미만이었다며 주식거래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카이러과기는 올해 첫 A주에서 철수하는 기업이 됐다.

카이러과기 종목명 앞에는 '*ST(Special Treatment·관리 종목)'라는 단어가 붙었다. 이는 주식을 발행한 상장회사가 3년 이상 연간 마이너스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 종료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식을 매수할 때 조심하라는 취지다.


A주에서 *ST가 붙은 종목은 여러 개다. 증권 당국은 기업운영 서비스 제공업체 *ST순리(순리반), 중의약 테마주 *ST지야오(지야오홀딩스), 광고미디어 업체 *ST신원(신원화) 등도 모두 *ST를 통해 회사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판단과 달리, 이들 기업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연간 매출이 1억위안에 달하는 이례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중국에선 연 매출 1억위안 미만이거나 공제 후 순이익이 오랫 동안 마이너스면 상장 폐지 검토 대상이다.

*ST순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1억3000만~1억6000만위안으로 추정됐다. 그해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5120만위안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4·4분기에 절반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낸 셈이다. 이 회사의 2021년 4·4분기 매출은 2858만위안에 불과했다.

*ST순리가 상장된 선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4·4분기 재무지표와 매출이 급격한 변동한 사유를 공시로 설명할 것을 회사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ST순리는 답변을 미루고 있다. 추가 확인할 사항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상하이국가회계대학의 예샤오지에 상장사연간보고서연구센터 주임은 "회사 업무가 연말에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며 "상장 폐지를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막대한 자본을 연말에 투입해 상장 폐지를 피하는 기업도 있다. *ST지야오의 순자산은 지난해 3·4분기 7억3100만위안 적자였으나 연말에는 최대 1억500만위안으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상장 폐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관련 규정도 다각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가기 1위안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연간 매출 1억위안에 미달되는 기업, 순이익과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기업 등을 투자자들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ST신하이(신하이이)처럼 매출과 순이익을 부풀려 반기 혹은 연간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상하이증권보는 전문가를 인용, "현재 50개 이상의 A주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있다.
일부는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로부터 집중 조사를 받았다"면서 "상장 폐지 제도를 엄격하게 시행할수록 건전한 자본시장 생태계 형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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