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3자 변제 강제징용 해법 발표
기시다 "한일 관계 건전한 관계 되돌리는 것"
바이든 "한일 신기원적인 새 장"
강제징용 피해자는 반발
기시다 "한일 관계 건전한 관계 되돌리는 것"
바이든 "한일 신기원적인 새 장"
강제징용 피해자는 반발
[파이낸셜뉴스]【서울·도쿄=서영준 이유범 기자 김경민 특파원】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해법으로 제3자 변제안을 확정하면서 그동안 수출규제 등으로 냉랭했던 한일간 경제 및 외교안보 분야 관계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한일 양국간 수출규제 상황도 정상궤도였던 지난 2019년 7월 이전 상태로 되돌아 갈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갈등의 핵심인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의 물꼬를 트면서 이와 연동돼 경제분야에서도 협력 교류가 재개되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2·3면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일본은 한일 관계가 건전한 관계로 회복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앞으로도 과거 역사 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역시 한일 관계의 신기원적인 새 장이라고 평가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회견을 갖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유족 지원 및 피해구제의 일환으로 2018년 대법원의 3건의 확정판결 원고분들께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일 양국의 외교적 난제에 해결의 실마리가 어느정도 잡히면서 수출 규제 등으로 꽉 막혔던 경제분야 교류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일본이 2019년 7월 단행한 수출 규제를 풀고,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분쟁 해결 절차를 중단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한일 양국은 조만간 수출 관리 정책 대화를 개최할 계획이다.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정책관은 이날 "정부가 한일 양국 간 수출 규제 상황을 2019년 7월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양자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한국 정부는 관련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일본이 곧바로 화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 출석 중 한국 정부의 해법 발표에 대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한 대응에 협력해 가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밝혔다.
특히 기사다 총리는 "역사 인식에 관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왔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며 "정부의 입장을 앞으로도 적절하게 표현하고 발신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강제징용을 포함한 식민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담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미국도 환영의 입장을 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발표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들 간의 협력과 파트너십의 신기원적인 새 장을 장식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이번 새 합의를 지속적인 진전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가는 동안 미국은 양국 정상을 계속 지원할 것이다. 이번 조치가 완전히 실현되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공통비전을 유지하고 증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대해 피해자와 유족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최종 협의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강제징용 피해당사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고 사죄할 사람도 따로 있는데 (3자 변제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동냥해서 (주는 것처럼 하는 배상금은) 안 받으련다"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이유범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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