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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 85% 물갈이… 다양성은 여전히 부족 ['개혁' 변죽만 울린 4대금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6 18:31

수정 2023.03.06 23:19

3월 주총서 신규선임·재선임
재일교포·官·증권사 출신 등 기존 사외이사 구성과 비슷
금융지주 사외이사 85% 물갈이… 다양성은 여전히 부족 ['개혁' 변죽만 울린 4대금융]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85%가 바뀌지만 다양성 제고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재선임되는 사외이사 후보군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구성됐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33명 가운데 28명의 임기가 이달 중 만료된다. 비율로는 85% 상당이다. 겉으로는 진용이 대폭 바뀌는 모양새지만 여전히 다양성 문제가 지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금융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간 신한금융은 재일교포 출신, 하나금융은 관 출신, 우리금융은 증권·운용사 출신이 이사회에 다수 포진해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친 CEO 성향 인사가 다수 등용되면서였다.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재선임되는 사외이사 후보군 역시 이전과 유사하게 구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신한금융은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8명에 대한 재선임 건을 의결한다. 사외이사 11명 중 10명이 이달 임기를 마치는 가운데서다. 박안순 일본 대성상사 회장과 허용학 퍼스트브릿지스트래티지 대표가 사외이사직을 내려놓고 신한금융은 신규 선임 없이 재선임만으로 다음 이사회를 꾸리기로 했다.

그 결과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 비율은 약 33%로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박안순 회장이 신한금융을 떠나는 가운데 김조설 교수, 배훈 변호사, 진현덕 대표 등이 재일교포 측 인사로 분류된다.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이 자진 사퇴하기 전인 지난해 말에는 신한금융 전체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4명이 재일교포 측이었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4명이 임기 만료를 맞는 가운데 신규 선임·재선임 되는 인물이 모두 증권·운용사 출신이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앞서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지성배 후보와 윤수영 후보를 추천했다. 지성배 후보는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이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역임했다. 윤수영 후보는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와 키움증권 부사장을 지냈다.

기존 사외이사 중에서는 4년 임기를 마친 정찬형 이사만을 1년 임기로 재추천했다. 그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로 있던 인물이다. 함께 임기가 종료되는 노성태, 박상용, 장동우 이사는 사의를 표명했다.

사외이사 8명 전원의 임기가 이달 끝나는 하나금융은 6명을 재선임하고 2명을 교체하기로 했다. 백태승, 권숙교 이사가 하나금융을 떠나고 새로운 후보로는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와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추천됐다. 원숙연 후보는 전 금감원·금융위원회 지역재투자평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고 현재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준서 후보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 국민연금 기금운용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번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김성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등이다.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등 총 3명의 기존 사외이사는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이번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구성에 대폭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이사회 전문성·독립성 강화를 특히 주문하고 나섰고 금융지주 회장들도 지난해 말 상당수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전에 비해 무난한 연임은 힘들어졌다는 판단이었다. 실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금융권 이사회에 대해 "(사외이사가) 경영진과의 친소 관계로 이사회에 장기 잔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에 찬성표만 던지는 게 아니라 주요 사안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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