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與, 전현직 KT맨에 불신 커
국민연금 반대로 낙마 가능성도
경영 불확실성에 목표주가 하향
[파이낸셜뉴스]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확정됐지만 이달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 전후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국민연금 반대로 낙마 가능성도
경영 불확실성에 목표주가 하향
앞서 전·현직 ‘KT맨’으로 최종 후보 4인을 확정한 것에 대해 정치권 반대가 거센 가운데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등의 반대로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리더십 공백 이후 이뤄지는 임원 및 전략 교체 등으로 KT 경영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이는 KT 구현모 대표가 끌어올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KT 이사회 “윤 후보, DX 적임자”
KT 이사회는 7일 차기대표 후보 심사대상자(가나다순)인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윤 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Mass) 총괄(사장)을 대상으로 최종 면접을 진행, 윤 사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KT 이사회 강충구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이어 “윤 후보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개발 및 제휴와 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 그룹의 DX사업 가속화 및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T맨'에 대한 정부·여당 불신이 높다는 점에서 주총 전후로 난항이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윤 후보도 소감문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네트워크와 디지털 인프라의 안정적 운용은 국민의 일상과 직결돼 있는 만큼 한 순간도 흔들림이 없도록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 불확실성.. 주가에 악영향
하지만 ‘주총 낙마설’을 비롯해 향후 새롭게 구성될 KT 이사회가 또 다른 인물을 대표이사로 내세울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된다. KT의 경영 불확실성은 증권가에서도 악재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KT를 종목 교체 추천 대상으로 지목하고, 목표주가를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과 달리 KT는 올해 영업이익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KT의 경우 경영진 교체 원년에는 보수적 회계를 적용하고, 취임 2~3년차에 실적 성과를 내서 연임에 도전하는 특징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의 취약점인 과다한 고정비용과 잦은 경영정책 변화로 인한 실적신뢰 저하가 멀티플 할인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부연했다.
앞서 하나증권은 지난달 28일에도 KT의 락바텀으로 2만5000원을 제시했다. 락바텀은 ‘깊은 바닷속 돌’이라는 뜻으로 주가 최저치를 의미한다. 김 연구원은 “KT는 올 상반기 비중축소 의견을 지속한다”면서 “경영진 교체에 따라 향후 수익성 위주 경영정책과 배당 및 주주이익환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성향 및 경영 비전이 투자가들에게 인지되기 전까지는 혼란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준혁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