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시급 400원 인상" 요구에
대학 측 "퇴직 인원 불충원·근무시간 단축 조건부 인상"
대학 측 "퇴직 인원 불충원·근무시간 단축 조건부 인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12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는 8일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집회 신고 인원은 100명으로, 이들은 이날 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에서 여성의 생존권과 여성운동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이들은 여성들이 저임금 비정규직 업종에 주로 종사하는 구조를 비판하며, 고용 불안정과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덕성여대 노동자들은 연봉이 2000만원이 겨우 넘는 낮은 임금을 받고, 샤워 시설도 없이 성인 여성도 허리를 못 펴는 좁은 휴게실을 이용하면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시급 400원 인상 △휴게실 환경 개선 △샤워실 설치를 요구하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노동시간을 한시간 줄여 8시간으로 단축하고 퇴직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조건부 시급 인상을 제시하면서 지난해 10월 4일부터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교섭을 담당하는 박장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은 "오는 2026년까지 나이가 들어 정년퇴직하는 덕성여대 청소노동자가 12명인데, 현재 인원의 23%에 해당한다"며 "그만큼 사람이 부족하면 실무적으로 어려워지므로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어 대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정아 덕성여대 졸업생은 "학교에서 주장하는 청소노동자 시급 1만 203원은 식대와 휴가비가 포함된 것"이라며 "근로기준법상 식대와 고정적 복리후생비는 최저임금 산정 시 포함되지 않음을 학교가 더 잘 알 텐데 어째서 잘못된 금액을 시급이라고 주장하는가"라며 비판했다.
아울러 연대발언에 나선 김춘심 요양보호사 등은 여성에게 비정규직 업종으로 일하게 되는 구조가 직장 내 성희롱으로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성희롱을 당해도 고객을 잃고 일자리를 잃게 될까 봐 제지하기 어렵다는 것.
김 요양보호사는 "지금처럼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불안한 노동자가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가 돼야 한다"며 "그래야 부당한 현실에 맞서서 잘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