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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출생률 회복 가능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8 18:22

수정 2023.03.08 18:22

[서초포럼] 출생률 회복 가능할까
2022년도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하락했다. 2015년에 1.24명을 기록한 이후 7년째 급락하고 있다. 그 결과 2022년의 출생아수는 24만9000명으로 사망자수 37만2800명보다 12만3800명 적어 총인구는 2020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출산율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미래 위기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출산율 하락은 멈추기는 할까, 멈춘다면 언제쯤일까, 현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등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2021년 말에 이뤄진 통계청 장래인구 전망에서는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이후 2025년에 0.74명으로 반전하여 점차 회복되고, 2046년에는 1.21명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누적 혼인율, 혼인 대비 출산비율 등이 대체로 2025년쯤에는 하락세를 멈출 것이라는 전망(중위 가정)에 기초한다. 2022년 인구통계상으로는 출산율이 반전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치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모 연령이 35세 이상인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미소하게나마 높아졌다는 것과 첫째아 수가 증가했다는 것이 실낱같은 희망이다. 그러나 혼인건수가 0.4% 감소한 것이 낙관할 수 없게 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은 이유로 꼽히는 일자리와 주거여건은 개선되고 있다. 2020년에 청년실업률은 9.0%였으나 2022년에는 6.4%로 하락했다. 청년고용률도 같은 기간 42.2%에서 46.6%로 높아졌다. 이런 추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청년층 인구 감소로 계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천정부지로 올랐던 집값이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고, 전세가도 떨어지고 있다. 다만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는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준하는 심각한 경제불황이 문제인데,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가고 있고 경기도 올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볼 때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개관적 변수들은 다소 개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도 출생에 대한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된 만 0세 아동에게 월 70만원, 만 1세 아동에게 월 35만원 지급되는 부모급여가 2024년에는 각각 월 100만원과 50만원으로 높아진다. 육아휴직 급여와 조건도 개선되고 있고, 방과후 아동에 대한 돌봄도 확대되고 있다. 직장과 가정에서 임신 및 육아에 대한 배려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지역별로 세종시의 출산율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출산과 육아 환경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방증한다. 이렇게 볼 때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기업·가정에서의 노력을 획일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출산율이 높아지려면 국민 행복도가 높아져야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삶의 만족도는 5.9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이다.
삶의 만족도가 낮은 그룹에 있는 일본, 그리스, 포르투갈 등의 국가에서 출산율이 낮고 삶의 만족도가 높은 그룹의 국가에서 출산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을 결정 짓는 요소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안전, 환경, 여가, 교육, 사회적 지원, 주관적 행복감 등이 있다.
열위에 있는 사회지표와 주관적 지표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신뢰사회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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