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00년대 초반 대학가를 물들였던 브랜드 '폴로'가 다시 돌아왔다.
최근 Z세대를 중심으로 싸고 유행이 빠른 패스트패션 브랜드보다 정통 헤리티지 패션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다. 특히 중고패션 거래시장에서 헤리티지 패션의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영원한 클래식 '폴로' 다시 인기
17일 중고 패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유니클로, H&M, 자라 등 패스트패션보다 헤리티지 중심의 클래식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시간이 갈수록 멋과 가치가 더해지는 폴로, 라코스테, 타미힐피거와 같은 헤리티지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번개장터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패스트패션 대비 헤리티지 패션의 거래 건수는 170% 가량 높았다. 거래액으로 따지면 헤리티지 패션이 패스트패션보다 312%나 높다. 오래된 브랜드인만큼 주 거래층의 연령대가 높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번개장터의 분석에 따르면 헤리티지 브랜드의 주 거래층은 MZ 유저의 비율이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 새학기를 맞아 헤리티지 브랜드에 대한 열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25세 이하 번개장터 유저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2월과 비교할때 올해 2월에 폴로, 라코스테, 타미힐피거 등 헤리티지 브랜드 거래 건수는 104%, 거래액은 203% 늘어났다. 이 중 폴로는 의류 카테고리 전체에서 거래 건수 기준 3위를 차지하는 등 탄탄한 브랜드 저력을 과시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헤리티지는 촌스러운 게 아니라 유행을 타지 않는 고전적인 멋을 담고 있다는 게 MZ세대들에게 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도 눈길
폴로로 대표되는 정통 브랜드 외에 Z세대는 일반인이 쉽게 알아볼 수 없고 색다른 개성을 지닌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K-디자이너에 대한 지지가 20대 초반 세대에서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학기를 대비하는 2월 중순 이후 번개장터 주간검색어 순위를 봐도 이 같은 인기 동향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 '보헤미안서울'은 2020년 론칭한 신진 국내 브랜드다. 모노톤의 도회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무스탕 등 의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월 출시한 봄맞이 스페셜 드랍은 준비된 상품이 몇 분 만에 모두 품절되는 것은 물론 브랜드 사이트가 마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1985년생 동갑내기 친구 둘이 2010년에 론칭한 여성 스트리트 브랜드 '미스치프'는 새학기 맞이 백팩으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스치프는 빈티지 소품 위주로 시작해 현재는 힙한 브랜드의 대명사로 꼽힌다. 백팩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 '롬버스'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이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구할 수 없는 제품인 만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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