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대기업 1%, 中企 99% 업종은...대기업 '방화문' 시장 진입 제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1 05:00

수정 2023.03.21 05:00

방화문 제조업, 중기적합업종 권고
대기업 '진입 및 확장' 자제해야
대기업 이익 큰 폭으로 늘었다 판단
관련 대기업 "권고안 성실히 준수할 것"

중소기업 적합업종 방화문 제조업 권고사항
지정업종 방화문 제조업
권고사항 1. 생산시설 확장자제 (각 사별 4개 라인 초과 증설자제) 2. 방화문 업체 M&A 자제 3. 신규 진입자제
권고대상 대기업 경동원, 동국제강, 아주엠씨엠
권고기간 2023.4.1. ∼ 2026.3.31
(동반성장위원회)

[파이낸셜뉴스] '방화문 제조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권고됐다.

대기업의 확장으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관련 대기업들은 이같은 권고안을 받아들이고,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합의된 부분을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방화문, 대기업 진출 제한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반성장위원회는 방화문 제조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부터 중소기업 영역을 보호하고자 지난 2011년 시행된 제도다.
정부 승인을 받은 중소기업단체가 동반위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신청하면, 동반위는 실태조사, 조정협의체 및 실무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선정한다.

새롭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방화문은 화재 시 구조 시간을 확보하고 불길과 유독가스를 막아주는 장치다. 보통 아파트 1세대 당 현관문, 보일러실, 비상계단 등에 들어간다. 대한방화문협회에 따르면 국내 방화문 시장 매출액 규모는 약 7000억원 수준이다. 현재 120여개의 업체가 방화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중소·영세기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동국제강, 아주스틸 등 주요 철강업체들이 방화문 제조업 진출을 예고하자 70여개의 중소기업이 모인 대한방화문협회는 동반위에 '금속 문·창·셔터 및 관련 제품 제조업(방화문)'에 대해 중기적합업종을 신청했다. 당시 협회는 "대기업이 방화문 시장에 진출하면 자본, 가격, 경쟁력, 원재료 수급 등의 우위 때문에 중소 제조업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동반위는 1년간 대중소기업 조정협의체를 통해 협의를 진행했다. 이후 실무위원회를 통해 방화문 제조업을 중기적합업종으로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엔 방화문 관련 대기업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있다. 동반위에 따르면 방화문 제조업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기준 대기업 1%, 중소기업 99%다. 하지만 그 이듬해 대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 동반위는 방화문 제조업과 관련한 중소기업 영역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제 74차 동반위 본회의에서 방화문 제조업 품목을 중기적합업종으로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이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 측은 적합업종 지정에 대해선 공감했었다"면서 "그간 세부적으로 입장 차이가 있었는데 이를 조정협의체와 실무위원회를 통해 검토하고 조율해 권고안을 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권고 성실히 이행"

방화문 제조업이 중기적합업종이 됨에 따라 향후 3년간 대기업은 방화문 제조업 시장에 신규 신입을 자제해야 한다. 기존 방화문 사업에 진출했던 경동원, 동국제강, 아주엠씨엠 등 대기업은 각 사별 4개 라인 초과 증설자제 등 생산시설 확장을 자제해야 한다.

동반위 결정에 관련 대기업은 대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 측의 주장이 잘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동반위에서 각 사별 4개 라인 초과 증설자제 권고안을 내렸는데 현재 동국제강은 방화문 제조 라인이 2개가 있다. 이 라인을 향후 3년 내 4개까지 늘리기 어려울뿐더러, 현재 라인을 계속 가동한다 해서 시장잠식을 우려할만한 물량이 안 나온다는 걸 동반위도 인정했다고 본다"면서 "그간 심사 과정에 적극 협조했고, 업계 상생을 위해 상호 합의된 부분에 대해 성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동원 관계자도 "관련 입장은 동반위에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고, 권고가 나왔으니 이를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방화문 제조업의 상생협력 방안 논의 및 적합업종 합의사항 이행에 필요한 사항을 상호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동반위는 반기별로 이행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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