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업체의 급여 지불 지연에 항의하던 현장 근로자들이 한국인 직원들을 폭행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7일 현대엔지어링과 말레이지아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타키나발루 산업단지(KKIP)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밀린 급여를 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집단 폭행 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폭행 용의자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사 현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곳으로 폭행 당한 한국인 직원은 하청업체인 신성이엔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들은 이슬람 명절인 ‘하리 라야’를 앞두고 체불 급여 문제를 해결하라고 업체 측에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남성 여러 명이 한국 근로자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한국인 직원 3명이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폭행 영상은 SNS를 통해 확산했다. 영상에는 안전모를 쓰고 작업복을 입은 남성들이 작업장 임시 사무실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한국인 직원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피해자들은 “제발, 제발”이라고 외쳤고, “먼저 월급!”이라는 말도 들렸다. “문제 해결을 위해 회사 경영진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들렸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근로자는 “(하리 라야) 명절이 코앞이고, 우리는 열심히 일했는데 당신들은 일만 시키고 있다”며 “월세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하청 업체가 돈을 다른 곳에 쓰거나 일방적으로 연체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 명부와 임금대장을 대조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임금 지불이 늦어졌고, 이런 사실을 근로자들에게도 알렸으나 일부가 불만을 품으면서 발생한 일”이라며 “임금은 수일 내에 지급하기로 했으며 한국인 근로자들은 타박상을 입은 정도”라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