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로드킬 당한 강아지의 사체를 수습하다가 차량과 충돌한 남성이 의상자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로드킬 당한 강아지를 구조하는 행위가 사람을 위한 구조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상자로 인정해달라"라는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지난 2021년 2월 19일 밤 8시20분경 경기 양평군 도로에서 발생했다.
도로를 주행하던 중 차도를 배회하는 강아지를 발견한 A씨는 강아지가 다른 차량에 치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인근 도로변에 정차를 한 뒤 강아지를 지켜보았다.
이후 다른 운전자 B씨가 몰던 차량과 강아지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사고 수습을 위해 B씨와 강아지 사체가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하지만 뒤따라 오던 차량이 그들을 발견하지 못했고, 그대로 충돌했다. 이로 인해 A씨는 왼쪽 하지 절단의 중상을 입었고, B씨는 두개골 골절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A씨는 의상자로 인정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았으나, 재판부는 강아지가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사상자법상 구조행위는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를 구하기 위한 행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A씨는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체를 치웠다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소형견이었던 강아지의 사체가 차량 운행에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강아지가 반려견으로서 다른 사람의 재물에 해당한 것에 대해 반려견임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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