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봉양한 딸과 1년 3번 제사 지낸 아들
유산 상속 분쟁으로 남매간 '효도 배틀'
유산 상속 분쟁으로 남매간 '효도 배틀'
[파이낸셜뉴스] 돌아가신 부모의 유산을 두고 딸과 아들이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홀어머니를 30년간 모시고 산 딸과 30년간 제사를 지낸 아들이 각자의 사정을 이유로 유산 지분을 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30년 모시고 산 딸 vs 30년 제사 지낸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실제 제 주변에서 있는 일"이라며 "증여·상속 분쟁으로 남매의 효도 배틀이 벌어졌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생전에 증여하신 것도 차이가 크고, 현재는 두 분 다 돌아가신 상황에 협의 상속 중이라고 한다"라며 "딸 내외가 홀어머니를 30년간 모셨고, 아들 내외는 30년간 아버지 제사를 지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딸이 제사를 지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통 부모님 모신 쪽에서 제사를 지내지만 딸은 시댁 쪽 제사도 챙겨야 해서 친정 제사는 오빠 쪽에서 맡아서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딸은 홀어머니를 30년간 모셨다는 이유로, 아들은 30년간 제사 지낸 것을 이유로 유산 지분을 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A씨는 "아무래도 어머니와 딸이 같이 살다 보니 싸우는 일이 잦았고, 아들 내외는 경조사 있을 때만 한 번씩 보게 되니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며 "어머니가 딸이랑 싸우고 나면 아들 쪽에 연락해서 딸 흉을 많이 봤다더라. 그렇다 보니 아들 내외는 딸에게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않았다'고 불효녀로 몰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딸측은 "1년에 3번 있는 제사가 무슨 효도냐. 어쩌다 한 번씩 보면 싸울 일도 없는 거고, 모시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든 건 줄 아냐"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어머니를 모신 딸의 기여도가 더 큰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 대다수는 "딸이 유산을 더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법적으로도 직접 모시고 산 자식에게 더 큰 지분을 주게 돼 있다. 제사 지낸다고 유산 더 줬다가 안 지내면 다시 토해내냐", "이러나저러나 아들밖에 없다는데 이래서 잘해줘 봐야 소용없다", "이건 소송해도 딸이 이긴다. 딸 욕해도 딸하고 살았고, 아들이 엄마 생각했으면 모셨어야 한다", "다 필요 없고 1년에 겨우 3번 제사보다 365일 24시간 모시는 게 더 힘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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