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5월 1일 왜 못 쉬나요"… 근로자의 날 일하는 사람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30 18:54

수정 2023.04.30 18:54

공무원·직장인 상당수 쉬지 못해
국회 '근로→노동' 개정안 계류
노동계, 휴무 보장 촉구 집회
월급 받고 일하는 직장인이지만 근로자의 날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등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인 근로자의 날 휴무를 보장 받을 수 없다.

■관공서 휴무 '근로자의 날' 빠져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매년 근로자의 날마다 관련 법을 개정하자는 여론이 불거져 개정안까지 발의됐지만 몇 년째 국회에 계류된 상황이다. '근로'라는 말을 '노동'으로 바꾸자는 제안부터 공무원이 공휴일로 인정받아야 하는 대상에 '근로자의 날'도 포함시키자는 제안 등이 담겼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0년 6월 대표 발의한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여전히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이 의원은 개정안 제안 이유에 대해 "'근로'라는 용어는 일제 강점기부터 사용돼 온 용어로 '부지런히 일함'으로 정의되고 있다"라며 "이를 '몸을 움직여 일을 한다'는 말로 정의되는 '노동'이라는 가치중립적 의미로 바꾸고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도 같은 법률 전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안 의원은 발의안을 통해 "공무원은 근로자의 날에 정상출근하나 민간부문 휴일과 관공서 휴일이 일치하지 않아 곤란한 상황"이라며 "근로자의 날을 노동자의 날로 변경하고 5월 1일에 이 법에서 정한 공무원도 쉴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의 대표 발의안은 법률 제명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서 '노동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자는 제안도 담았다.

노동계는 '근로자의 날' 명칭을 '노동자의 날'로 바꾸고, 각종 법률 용어에서 '근로' 대신 '노동'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대노총은 오는 1일 서울 도심에서 '노동절 집회'를 여는 한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공무원 근로자의날 휴무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행 계획 짰는데 틀어져"

일부 회사들은 근로자의 날 지침을 내려 출근을 권유하고 수당을 신청토록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피앰아이 등 리서치 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직장인 10명 중 3명은 근로자의 날 휴무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차 중소기업 직장인 김모씨(27)도 같은 상황이다.
근로자의 날을 휴일이라고 생각해 가족 여행을 계획했지만 참가하지 못했다. 김씨는 "근로자의 날 출근을 자율에 맡긴다고 했지만 모두가 알아서 출근하는 분위기"라며 "직장 문화에 따라 쉬지 못한다면 의미 없는 기념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권남표 직장갑질119노무사는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중국, 유럽 등 국가는 5월 1일을 '노동절'이라는 명칭으로 쓰고 모두가 쉬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도 노동 가치를 존중하자는 의미로 가급적 휴무를 장려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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