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물류기업 10곳 중 7곳은 올해 채용 계획을 작년보다 늘릴 계획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물류기업 197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물류기업 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 47.2%의 올해 1·4분기 매출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가'와 '비슷' 응답은 각각 28.4%, 24.4%에 그쳤다. 매출이 감소한 기업의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83.7%)'와 '운임 하락(39.8%)'이 가장 많이 꼽혔다.
대한상의는 "해운·항공의 경우 코로나 기간 동안 운임상승의 수혜를 많이 받았고, 택배를 비롯한 국내 물류업계의 경우에도 비대면 온라인 시장 성장에 따른 라스트마일(배송) 물동량 증가로 실적이 좋았다"라면서도 "이후 경기 하강국면을 맞아 대외적으로 수출입 물동량 감소와, 대내적으로 마스크 해제 및 야외활동 증가로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며 전반적인 물류기업의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반적 실적 부진 속에서도 물류기업들은 올해 인력채용을 다소 늘릴 전망이다.
올해 채용계획에 대해서 물류기업의 59.4%가 "작년 수준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용 확대"도 11.7%에 달해 전체적으로 71.1%는 작년 수준 이상의 규모로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은철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정보기술(IT) 기반의 디지털 혁신이 물류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인력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물류현장에서 구인난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택배, 화물운송, 수출입 물류현장에서 외국인 고용 확대가, 중장기적으로는 물류자동화·스마트화 전환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류 기업 절반 이상(51.3%)은 하반 물류시장 경기 전망이 흐릴 것으로 전망했다. 비슷하거나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각각 27.9%와 20.8%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육상(59.5%), 해운(52.7%), 창고(45.8%), 택배(43.4%), 항공(41.9%) 순으로 모든 업태에서 긍정보다는 부정적 전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물류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가 물동량과 운임인데, 엔데믹 이후 전세계 경제블록화와 공급망 재편의 진행으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게다가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환율 변동, 유가 등락 등 여러 불안요인이 더해져 비즈니스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이 부정적 전망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하반기 경영전략은 "현상 유지"가 62.9%로 가장 많았다. 반면 택배 업종은 절반 가량(53.3%)이 "성장 전략 추진"이라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박민영 인하대 교수는 "택배의 경우 코로나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고, 경쟁 심화, 인건비 증가 요인 등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커머스를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포함한 온라인 시장 성장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라스트마일 풀필먼트(고객 주문 대행 서비스) 물류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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