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 5위인 자궁경부암은 예방가능한 유일한 암으로 알려졌다.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인데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정영신 교수는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2009~2013년 대비 2014~2018년 16.7명에서 14.2명으로 감소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암 유병 현황을 보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자궁경부암 발생자 2998명 중 40대 이하 환자는 1247명으로 41.5%나 됐다.
자궁경부암은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의 감염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위험군 바이러스(16번, 18번 아형 등)가 있는 경우 자궁경부암의 발생위험도가 10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젊은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바깥쪽에서 발생하는 상피세포암보다 자궁경부 안쪽에서 발생하는 선암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선암의 발생과 관련 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18, 45형 감염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정영신 교수는 “성 개방 풍조의 확산으로 성관계 경험이 늘고 시작 연령도 어려지면서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감염돼도 대부분 2년 안에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약 10%가량은 2년 이상 감염이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자궁경부 상피 내에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계속 방치할 경우 자궁경부상피내암,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정상세포가 침윤암으로 진행하는 과정은 5~2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자궁경부암과 다른 암의 차이점은 유일하게 예방접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환자 99%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발견될 정도로 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최적의 나이는 15~17세이다. 이 시기가 지났더라도 26세 이전에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으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므로 남성에 의해 파트너가 감염될 수 있고 남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식기 사마귀(곤지름)이나 드물지만 음경암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남자도 예방접종을 받으면 좋다.
이 가운데 20~30대 여성은 젊으니 암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과 산부인과를 꺼리는 경향으로 인해 검진받는 비율이 낮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암검진 수검 통계를 보면 20대의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약 20%에 그친다. 접종률도 50~60%로 낮은 편이다. 정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 세계 65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돼 2억 건 이상 안전하게 접종되고 있다"며 "막연한 우려로 접종을 망설이기보다는 백신 접종을 통해 암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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