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모델이 포즈를 취한 광고 속 시발 자동차의 색깔은 노란색이다. 광고에는 "내무부, 교통부, 상공부 합동시승회에서 평균 90킬로미터 장거리 시승을 마치고 '그만하면 훌륭합니다. 많이 보급시킬 방도를 차립시다'라는 찬사를 들었다"고 돼 있다. 또 "외제 고급차를 타면 면괴스러우니 시발 자동차를 타고 여의도비행장에 나가 보라"고 권한다. "우리의 시~발 자동차를 타고 종로 거리를 달리자~"라는 CM송으로 라디오 광고도 했다고 한다. 시발 자동차는 택시로도 사용됐고, 대법원 순회재판용 38대 등 관용차로도 팔려 작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한걸음 더 나아가 최씨 형제들은 세단형 시발 자동차도 출시했고, 독일과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 1959년 5월에는 디젤엔진 독자 개발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시발 자동차의 판매는 1962년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를 국내에서 조립한 '새나라자동차'가 출시되면서 급격히 줄었다. 털털거리는 엔진 소음과 거친 차체가 조용하고 매끈한 '새나라'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수제품이었던 시발 자동차는 3000여대 제작되어 판매됐다고 한다. 시발 자동차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밑거름이 되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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