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은 "소속 경비원이 모르고 버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별도의 추모 공간도 없이 놓아둔 국화꽃마저 치워버리면서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0일 오전 천안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추모 꽃 쓰레기통 글 보고 화가 나서 학교에 전화했다', '김군을 추모하기 위해 학교 경비실 앞에 둔 국화꽃이 사라졌다' 등의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박스에 담긴 꽃다발이 쓰레기봉투 등과 함께 놓인 모습이 담겼다.
한 누리꾼은 "버려진 꽃은 제가 어제 아이들과 추모하고 놓은 것이고 썩은 것 하나 없이 멀쩡했다"라며 "왜 이 꽃을 쓰레기 처리하려고 치운거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오늘이 김 군의 생일이라던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 "학교 측이 버린 것이냐", "비가 와서 국화에 우산을 씌워놨는데 이것마저 다 버린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했고 일부 학교측에 전화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학교 측은 "일주일 간 병가를 내 김군의 소식을 알지 못한 경비원이 모르고 버린 것"이라며 "버려진 꽃을 발견한 직원이 정원수 앞에 다시 가져다 놓았다"라고 해명했다.
고 김상연군은 지난 11일 천안시 동남구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김 군의 가방에는 3년간 학교에서 언어폭력 및 따돌림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와 수첩이 발견됐다. 김군 부모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수첩에 명시돼 있는 학생 7명과 3학년 담임교사를 경찰에 고소했고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31일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고 진상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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