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1일 표결에서 부채 한도 유예법안 찬성 63표, 반대 36표로 가결
바이든 "미 경제와 미국민에 큰 승리"
한국시간 3일 오전 8시에 바이든 서명 전망, 디폴트 위기 종료
바이든 "미 경제와 미국민에 큰 승리"
한국시간 3일 오전 8시에 바이든 서명 전망, 디폴트 위기 종료
[파이낸셜뉴스] 오는 5일(이하 현지시간)로 예상된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막을 여야 합의안이 미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가결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에 서명만 하면 남은 임기 동안 디폴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바이든 "미국인에 큰 승리"
경제매체 CNBC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상원은 1일(이하 현지시간) 밤 표결에서 공화당이 발의한 '재무책임법'을 찬성 63표, 반대 36표로 통과시켰다. 현재 상원은 여당인 민주당이 51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공화당이 49석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에 협력하며 강성 좌파를 대표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이 반대표를 냈고 그 외 4명의 민주당 의원들도 반대했다. 공화당에서는 31명의 의원이 반대했으며 17명이 찬성했다.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주)은 기권했다. 이번 법안은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위한 조건(60표 미만 찬성) 넘어선 만큼 순조로운 처리가 예상된다.
바이든은 상원 통과 직후 백악관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이번 초당적 합의는 미 경제와 미국민에 큰 승리"라고 밝혔다. 그는 "누구도 협상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어낼 수 없다"며 "오늘 밤 양당 상원의원들은 우리가 어렵게 얻은 경제 발전을 지키고 사상 초유의 디폴트를 막기 위해 표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함께 미국이 대금을 지급하고 의무를 지키는 국가이며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아직 일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 합의는 중대한 진전"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서명해 국민에게 내일 직접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들은 바이든이 상·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두고 2일 오후 7시(한국시각 3일 오전 8시)에 서명한다고 내다봤다. 법안은 대통령 서명과 동시에 발효되며 바이든 또한 서명과 함께 이번 법안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상반기 옥죄던 디폴트 정국 종료
앞서 바이든과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은 지난달 28일에 재무책임법에 합의했으며 해당 법안은 같은달 31일에 하원을 통과했다. 공화당이 과반을 점한 하원에서는 314명이 찬성했고 117명이 반대했다.
재무책임법에는 미 연방 정부 부채에 대한 한도 적용을 새 정부가 들어서는 2025년 1월까지 유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 결과 바이든은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부채 한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 의회는 지난 1939년부터 연방 정부가 국채 등으로 빚을 질 수 있는 금액에 상한을 설정했다.
현재 정부의 부채 한도는 2021년 12월 증액된 31조3810억달러(약 4경 1014조원)다. 미 정부는 의회가 정부의 부채 한도를 확장하지 않는 최악의 경우 디폴트에 빠질 수 있으며 이미 지난 1월에 부채 규모가 한도에 달했다. 비상조치로 디폴트를 미루고 있는 미 재무부는 이달 5일 이후 정부가 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은 이번 법안에 부채 한도 적용을 잠시 멈추는 대신 바이든 정부의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의 비(非)국방 분야 지출을 2023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2025년 회계연도에는 최대 1% 증액한다는 항목을 집어넣었다. 법안에는 같은 연도 국방 지출을 약 3% 늘리고 복지프로그램 수급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의안을 주도한 매카시와 바이든 모두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올해 15번의 재투표를 거쳐 겨우 하원의장에 선출된 매카시는 정부 예산을 사실상 깎아내며 당 내 입지를 굳혔다. 바이든 역시 수십억달러의 국세청 예산을 빼앗겼지만 의료복지나 친환경 예산 등 정치 공약과 밀접한 예산은 지켜낼 수 있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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