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후쿠시마 사고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엔 국회 청문회를 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긴급간담회를 열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시찰단의 5박6일 활동에 대해 "들러리만 섰다"며 "무엇을 보고 왔는지, 제대로 검증했는지 따져 묻겠다"고 했다.
한순간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소속 국내 최고 전문가 21명은 진실을 왜곡하는 범죄자가 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샘플을 분석한 72쪽의 방대한 보고서를 통해 "원전 오염수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역시 민주당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는 "대통령실 식수로나 주문하라"고도 했다.
사실 선동가에게 과학은 의미가 없다. '악마의 혀'로 불리던 히틀러의 선동가 요제프 괴벨스는 이런 말을 했다. "거짓말은 처음엔 부정되고 그다음엔 의심받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선동의 핵심은 프레임이다.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을 잘 믿는다. 그리고…그것은 곧 진실이 된다." 혁명의 역사, 반역의 역사는 늘 그랬다.
작은 거짓말과 큰 거짓말, 무엇이 다를까. 작은 거짓말은 팩트 검증을 통해 바로 반박이 가능하지만, 큰 거짓말은 팩트 자체가 도덕을 규정하고 있어 반박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괴벨스는 이를 정확하게 알았다. "선동은 한 문장으로도 가능하지만, 이를 반박하려면 수십 쪽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반박할 때쯤이면 이미 사람들은 선동돼 있다."
"우리 어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소금값이 올라 민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말하면서 단 한 줄의 과학적 근거도 대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되면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곳은 우리나라 동해가 아닌 미국 연안이다. 태평양 해류는 동쪽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한국 연안으로 다시 흘러들어오는 데는 무려 229일이 걸린다. 하지만 미국은 아주 조용하다. 무지해서일까.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모를까.
선동은 분열과 증오를 낳는다. 그리고 그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된다. '사드 참외'가 그랬다. "(사드)전자파 밑에서 온 몸이 튀겨질 것 같다"며 난리를 떨었지만 결국 개미 한 마리도 튀겨지지 않은 채 성주 참외 농가는 몇 년째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입고 있다. 앞서 '광우병 파동'도 똑같았다. '뇌 송송, 구멍 탁'이라는 이 선동적 어구에 국민 모두가 당했다. 당시 정부는 2년 동안 이 프레임에 시달려 국정이 2년 가까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괴벨스는 이 말을 자주 했다.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생활경제부장·부국장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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