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재난포럼] "내진설계율 연계한 지진 대응교육 필요"

박종복 중앙119구조본부 특수대응훈련과 소방경 "우리나라 도심지 많은데 내진설계율은 낮아" "내진설계율에 맞는 지진 대응교육 필요"

파이낸셜뉴스와 행정안전부 공동 주최로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제6회 재난안전 지진포럼'에서 박종복 중앙119구조본부 특수대응훈련과 소방경이 '신종 글로벌 재난과 민관의 대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초 튀르키예 지진 당시 현지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던 박종복 중앙119구조본부 특수대응훈련과 소방경이 우리 환경에 맞는 지진 대응대책을 새롭게 수립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진설계 비율이 높지 않는 도심환경에 맞춰서 국민들에게 지진 대응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종복 소방경은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제6회 재난안전 지진포럼'에서 "포항 지진이나 해외 지진 때 건물붕괴에 따른 피해가 많았기 때문에 도심지가 많은 우리나라도 건물이 많고, 내진설계율은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지진 대응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복 소방경은 지난 2월 발생한 튀르키예 지진을 비롯해, 중국 쓰촨성 지진(2008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2009년), 아이티 지진(2010년), 일본 센다이 지진(2010년) 등 해외 지진 재난 상황에 파견돼 인명구조 활동을 했다. 특히 튀르키예 지진 당시 우리 구조대는 생존자 8명을 구조하는 성과를 냈다.

박 소방경은 자신의 구조 경험을 떠올리며, 현장에 맞는 실질적인 지진 대응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소방경은 건물 내진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우리나라는 도심 지역이 많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 내진설계와 연계한 지진 대응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소방경은 건물 내진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우리나라는 도심 지역이 많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 내진설계와 연계한 지진 대응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당시 영상을 보면 건물이 많이 흔들리고, 건물 외벽이나 간판이 떨어져 입은 피해가 많았다. 규모 8.0의 쓰촨성 지진 당시엔 건물 536만채가 붕괴됐고, 2000만채가 파손됐다. 아이티에서 발생한 규모 7.0 지진 당시엔 부실공사로 지어진 건물이 16만명 사망자를 발생시킨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다. 규모 7.8을 기록한 튀르키예 지진에서는 건물피해가 400만채에 달했고, 샌드위치처럼 층층이 무너져 내린 건물들 사이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것이 알려지며 충격을 줬다.

박 소방경은 "현재 우리나라의 지진 안전교육에서는 지진 발생 시에 탁자 밑에 숨거나 가스나 전기를 차단하고 탈출하라고 한다"며 "교육을 잘 받은 일부만 탁자에 숨을텐데, 머리를 보호하면서 탈출하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박 소방경이 이런 의견을 내놓은 것은 우리나라 건물들의 내진 설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말 김선교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내진설계 비율은 13.4%에 불과하다.

박 소방경은 "'국민재난안전지침' 매뉴얼을 보면 대부분 외부에서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라며 "사회 발전에 맞춰서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대응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