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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 48만원 오른다" 개소세 환원에 하반기 車시장 먹구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8 17:11

수정 2023.06.08 18:44

승용차 개별소비세 3.5%에서 5%로 3년 만에 환원
정부 이달 개소세 인하조치 일몰...세수부족 비상
최근 국세청 국산차 과세표준 인하로 일부 충격 흡수
차 업계 "소비심리 위축 우려"...현대차 7월부터 특별 판촉
지난 3일 서울 현대자동차 한 지점에 그랜저 차량 판매 가격 안내문의 모습. 뉴시스화상
지난 3일 서울 현대자동차 한 지점에 그랜저 차량 판매 가격 안내문의 모습. 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승용차 구입시 최대 143만원까지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해온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3년 만에 종료하고, 7월부터 기존 세율로 환원조치(3.5%→5%)한다고 8일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고금리 기조 지속에 개소세 환원조치가 더해지면서 당장 하반기부터 소비자들의 신차 구입 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반기 판매 위축 불가피"

다음 달부터 개소세가 환원되면 제네시스 GV80를 구입할 경우, 총 48만원이 인상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개소세 환원 조치(차가격에 120만원 추가)에 과세표준 구간 인하 효과(72만원)를 제한 결과다. 전날 국세청은 기획재정부의 개소세 환원조치 결정에 앞서 그간 수입차 과세 기준에 비해 국산차가 역차별을 받아왔다는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국산차 과세표준 구간을 인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개소세 인하 충격이 일부 상쇄됐다. 그랜저의 경우, 개소세 환원 조치에 과세표준 구간 인하 결정을 반영하면 최종적으로 차 가격이 36만원 오른다.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는 38만원, 쏘나타는 24만원 정도 인상된다. 국내 완성차 A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개소세 환원조치를 차 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이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완성차 B사 관계자는 "국산차에 대한 과세표준 인하 효과가 반영된다고 해도, 고객들의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다"며 "하반기 자동차 판매에 악영향을 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C완성차 관계자도 "내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 조치가 종료돼 판매가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입차는 판매 위축을 더 걱정하는 눈치다. 수입차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로 최근 수입차 시장이 위축된 상태"라며 "세금인상분 만큼 할인 등 프로모션 진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GV80 48만원 오른다" 개소세 환원에 하반기 車시장 먹구름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조치로 인해 내수판매가 둔화될 수 있다고 보고, 당장 7월부터 올해 12월 말까지 아반떼, 코나, K3에 대해 무이자·저금리 할부 특별 프로모션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금리는 무이자 또는 1.9~4.9%의 할부금리로 운영된다. 현대차 아반떼 모던(가격 2273만원)의 경우,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이용하면 기존 구매와 비교해서 약 70만원의 이자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대응해 자동차 구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세수부족 비상에 3년 만에 환원조치

기재부는 지난 2020년 7월 승용차에 붙는 개소세를 인하(5%→3.5%), 내수 진작 차원에서 그간 5회에 걸쳐 총 3년간 연장해 왔다. 이 기회에 개소세가 '사치세' 성격인 만큼 승용차에 붙이는 개소세 제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제기되고 했다. 이런 배경 속에 개소세 인하 연장을 당연히 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전격적으로 개소세 인하 일몰조치가 결정된 것은 세수 부족 사태가 예상 외로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올해 4월까지 세수는 1년 전보다 34조원 덜 걷혔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최악의 '세수 펑크'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개소세 인하 일몰 조치로 정부가 더 거둬들일 수 있는 세금은 5000억~6000억 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업황이 호조세이고 소비여건도 개선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과거 코로나19에 대응한 내수진작 대책으로서의 정책목표는 달성했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조은효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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