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을 한 친구를 위해 경찰에게 허위 증언을 한 3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음주운전을 한 친구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실형을 면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12일 인천지법 형사18단독(판사 김동희)은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A씨(37)에 대해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어 위증 혐의로 함께 기소된 친구 B씨(37)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음주운전 한 친구 "네가 운전했다고 증언해죠" 부탁
A씨는 지난해 7월 친구 B씨에게 전화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네가 운전했다고 증언해달라"라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의 요구대로 지난해 9월 23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A씨의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을 범했다.
당시 B씨는 "사건 당일 A씨는 소주 2병을 마셨다. 하지만 나는 술을 전혀 먹지 않았다"라며 "도로에서 운전한 사람은 A씨가 아니라 나"라고 말했다.
재판부 "위증은 국가 사법기능 저해하는 범죄" 700만원 벌금형
재판부는 "위증 범행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저해하고, 적정한 형벌권 행사에 관한 국가의 사법기능을 저해하는 범죄이기에 그 죄질이 불량하다"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들이 자기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의 범행이 (A씨의 음주운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는 2021년 6월 14일 오전 2시 5분경 인천 부평구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32% 수준의 만취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적발됐다.
같은 해 8월 27일 그는 인천지법에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B씨에게 허위 증언을 하도록 교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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