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에서 낙태 유도약을 먹은 후 아기를 낳아 숨지게 한 세 아이의 엄마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2일(현지시간) BBC·가디언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칼라 포스터(44·여)는 임신 주수를 속인 뒤 원격으로 약을 받아 낙태를 유도한 혐의로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임신 9개월에.. 10주라고 속여 원격으로 약 받아
해당 판결에는 1861년 제정된 상해법이 적용됐다. 포스터는 절반은 구금 상태로, 절반은 가석방 상태로 지내게 된다.
영국에서 낙태는 임신 24주까지 합법이다. 다만, 낙태 유도약을 이용한 낙태는 임신 10주까지 가능하다. 10주 이후에는 진료소에서 시술을 받아야 한다.
영국은 코로나19 기간 임신 10주 이내인 경우 우편으로 낙태 유도약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시행했다. 봉쇄 정책으로 인해 외출은 물론, 병원을 이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포스터는 합법적 낙태 기간을 한참 넘겼지만, 영국임신자문서비스(BPAS) 전화 상담을 통해 임신 10주 이내라고 거짓말을 한 뒤 낙태 유도약을 수령했다.
이후 2020년 5월 약을 먹은 뒤 진통이 시작됐고, 구급 서비스에 도움을 요청했다. 아기는 통화 중에 태어났으나 숨을 쉬지 않았다. 출산 약 45분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검 결과 아기의 사인은 사산과 산모의 낙태약 복용으로 확인됐다. 임신 32~34주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검찰은 포스터가 낙태 유도약 허용 기간을 초과한 것을 알고도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처방을 위해 온라인 검색을 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했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와 여성단체들 '구금 반대' 탄원서
해당 선고를 앞두고 산부인과 전문의 협회와 조산사 협회 등 여러 여성 보건 단체들이 포스터의 구금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판사는 "의회에서 만든 법대로 판결하는 것이 판사의 의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포스터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되자 스텔라 크리시 노동당 의원은 "모든 여성이 원하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낙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권임을 긴급히 확인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PAS의 대표인 클레어 머피 역시 "지난 3년간 우리의 구식 낙태법에 따라 최대 종신형까지 위협받는 여성의 수가 증가했다"라며 의회에 대해 여성들을 위한 법을 제정해달라고 촉구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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