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은 지난 17일 '정유정은 누구인가'편에서 정유정의 범행 동기에 대해 분석했다.
방송에서 전문가들은 정유정이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누군가 범행 중이었다. 그 범인이 제게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 줄 테니 시신을 숨겨달라고 했다”라고 주장한 진술이 정유정의 심리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심리 전문가는 "정유정의 진술은 당연히 거짓말이지만 그 속에서 정유정의 어떤 욕구 같은 것을 살펴볼 수 있다"라며 "시신 유기 대가로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말은 정유정에게 피해자 신분이 곧 보상의 의미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문가는 "피해자의 어떤 대학, 전공이라든지에 대한 정유정의 동경이나 열망이 있기 때문에 피해자의 신분으로 사는 걸 마치 보상인 것처럼 여기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또 정유정이 경찰 조사에서 영화 ‘화차’를 반복해 봤다고 진술한 것에 주목했다. ‘화차’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 사라진 예비신부를 찾는 이야기로, 그 과정에서 예비신부가 한 여성을 살해한 뒤 신분을 사칭한 것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정유정의 범행은 영화에서처럼 대학을 못 나왔다든지 하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환경으로 내 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욕구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정유정이 범행 후 피해자의 옷을 입고 집을 나온 것 역시 신분 세탁 욕구가 투영된 것일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정유정이 과외 앱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접근한 사람이 피해자 한 명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유정은 사건 발생 직전 이 앱 대화창으로 과외 교사 2명에게 접근했고 이들에게 "혼자 사느냐", "선생님 집에서 수업이 가능하냐" 등의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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