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대선 캠페인 트위터 계정(디샌티스 전쟁 본부·DeSantis War Room)에 한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는 현재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 선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장한다. 영상 속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하며 “성소수자 시민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발언한다. 해당 연설은 당시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의 한 동성애자 전용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로 사망자 49명이 발생한 사건에 대한 애도 연설 일부였다.
해당 영상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육상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성으로 성전환한 케이틀린 제너에게 “트럼프타워에 온다면 어떤 화장실을 사용해도 좋다”고 했던 발언도 포함됐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유한 해당 영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때 성소수자들을 옹호했다는 점과, 자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동성애와 맞서 싸울 강력한 보수 후보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국 대사관에 걸리는 국기는 성조기뿐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감한다면 리트윗해 달라”고 적었다.
이처럼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소수자 발언’을 부각하는 이유로는 동성애 반대에 대한 보수 진영의 지지가 적지 않고, 최근 디샌티스 주지사의 경선 지지율 열세가 계속되기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기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카드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압승하면서 한때 30% 중반까지 당내 지지율을 기록,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했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에는 20% 안팎에 머물면서 고전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 이상의 지지율을 계속 유지 중이다.
다만 디샌티스 주지사의 성소수자 정책 차별화에 대해서 공화당내에서도 디샌티스 주지사가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주자인 윌 허드 전 하원의원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내 친구들이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전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자칭 미국 최대의 성소수자 보수 단체인 ‘로그 캐빈 공화당원들’도 트위터를 통해 “디샌티스 선거본부의 오늘 메시지는 처참할 만큼 저급하고 갈라치기를 선동하는 내용이다. 그의 극단적인 언사는 거의 동성애 혐오나 동성애 공포의 경계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