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곳 중 86% 인력부족 직면
내년 임금 4% 가량 인상할 듯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 140여곳 중 절반 가량이 임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 수준은 4%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추진하는 민간 주도의 임금 인상 정책이 순항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임금 4% 가량 인상할 듯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주요 기업 144곳의 사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는 답변이 85.6%에 달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일본(90.7%)과 미국(26.2%) 사업장에서 인력 부족을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임금 인상 방안을 쓸 것인지 복수 응답으로 물었더니 '초임 인상'이 53.5%, '기존 직원 급여 인상'이 45.1%였다. 일손이 태부족이라는 정보기술(IT) 등 전문인력을 위한 별도 급여제도 도입은 20.8%였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동기대비 3.2% 상승해 21개월 연속 올랐다. 정부와 민간 안팎에서 물가 상승을 임금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경영자들도 이를 점점 인정하는 분위기다.
2024년 봄 임금 개정에 대해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한 '무응답'이 81개사였지만, 나머지 40% 이상인 59개사가 이미 인상의 의향을 굳혔다고 응답했다. 임금 인상은 어차피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보고, 그렇다면 선제적으로 임금을 인상해 인재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패밀리마트 관계자는 "포스트코로나의 2024년도는 실적의 비약과 함께 물가상승, 사회 정세 등 변화에 대응한 임금 개선을 실현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교통 대기업인 JR동일본도 "2023년도의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임금 인상을) 확실히 진행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상 수준은 4%대가 가장 많은 28.6%를 기록했다. 3%대도 23.8%로 역사적인 임금인상이 잇따랐던 2023년 춘계 노사협상에서 평균 임금인상률인 3.66%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생명보험은 "노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노동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쓰비시상사는 "중장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책이 중요하다"고 구조적인 인구 문제를 꼬집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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