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경보시 주민 강제대피명령제 도입

- 남성현 산림청장, 18일 '산사태 인명피해 저감대책' 발표
- 산사태 취약지역 확대하고 '주민강제대피 명령제도'도입

산림청 직원과 경찰, 마을이장 등이 합동으로 산사태 우려지역을 점검하는 모습.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산림청이 앞으로 잦아질 '극한 호우'에 대비, 인명피해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 산사태 대책을 추진한다. 현행 산사태 위험 1등급 위주의 산사태취약지역 관리대상을 전체 산림으로 확대하고, 주민을 신속히 대피시킬 수 있도록 ‘주민 강제대피명령’제도도 도입한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1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기자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극한 호우에 대비한 산사태 인명피해 저감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산사태취약지역’ 관리대상을 현행 위험지도 1등급(49만㏊)에서 전체 산림(1~5등급)으로 확대한다. 지난달 말 현재 산사태취약지역으로 구분된 지역은 모두 2만8194곳으로, 이는 산사태취약지역 1등급 가운데 '생활권'지역만 해당된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위험등급별 대응방향 설정한 뒤 내년까지 데이터베이스(DB)구축하는데 이어 전국단위 지도를 제작키로 했다. 산림청은 현재 다른 부처가 보유한 경사면 정보 4만8000여개를 확보한 상태다.

이와 함께 ‘주의보’와 ‘경보’ 발령 등 위급 상황에서 산림청장이 주민을 신속히 강제로 대피시킬 수 있도록 ‘주민 강제대피명령’ 제도를 올해 안에 도입한다. 이를 위해 지질 등 자연요인, 생활권 등 사회요인과 실시간 강우량을 반영한 ‘토양함수량’을 활용해 지역주민을 신속히 대피시키는 예·경보체제를 구축한다.

이 체제가 가동되면 토양 함수량(흙이 물을 머금는 양)이 80%에 이르면 주의보를 발령해 '대피준비'하고, 함수량이 100%때는 경보를 발령 ‘긴급대피’하게 된다.

아울러 주택·도로·과수원 등 ‘산사태취약지역’ 외 산지가 다른 용도로 개발된 곳의 정보를 모든 부처가 통합·공유하는 한편, 상시 점검과 신속한 대응으로 산사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남 청장은 "기존 산사태 방지대책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호우 대응에 한계가 있다"면서 "과학적 기반의 산사태 예보·경보체계 마련과 취약지역 관리강화 등을 통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근본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mail] 김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