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CB 행사금액은 1조50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2918억원) 대비 13.9%(2100억원) 증가한 것이다.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전환 전에는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가가 채권 액면가보다 오를 경우 주식으로 교환해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2225.67(1월 2일 종가 기준) 수준이었으나 7월 현재 2600선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671.51에서 920선으로 뛰었다.
주식가격이 전환가를 넘어서자 투자자들은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시세차익을 취했다. 동시에 채권 투자자들의 CB 전환권 행사 소식은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CB투자자들의 전환권 행사가 확대되고,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가가 희석되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2차 전지 장비 전문기업인 필에너지는 코스닥 상장 첫날(14일) 공모가 대비 237% 급등했다. 그러나 17일 1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전환가 행사 소식에 20% 이상 하락했다. 주식으로 전환되는 물량은 120만29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12.7%, 유통가능 주식의 45.9%에 달한다. 공시 당일 필에너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EB 행사도 급증한 모습이다. 연초 이후 EB 행사금액은 143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732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EB는 기업들이 보유한 자회사 또는 다른 회사 주식을 특정 가격에 교환해 주기로 하고 발행하는 회사채다. EB는 기초자산의 매력도에 따라 투자 선호도가 결정된다.
금융당국은 CB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학계와 머리를 맞댔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전환사채 시장 공정성·투명성 제고 세미나'에서 전환사채 문제와 관련해 "전환사채를 악용한 불공정거래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전환사채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본연의 기능을 다할 것"이라며 전환사채의 발행과 유통에 관련된 공시 의무를 강화해 시장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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