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쿠데타 발발, 경호부대가 대통령 감금
군부의 협조에 따라 성공 여부 나뉠 듯
군부의 협조에 따라 성공 여부 나뉠 듯
[파이낸셜뉴스] 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한 서아프리카 내륙 국가 니제르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이 축출되고 계엄령이 선포됐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26일(이하 현지시간) 니제르 국영 ORTN방송에는 스스로 조국수호국가위원회라고 주장하는 장교들이 출연해 쿠데타 소식을 알렸다.
이들은 바줌 대통령을 축출했다며 안보 상황 악화와 사회 경제적인 혼란을 감안해 헌법을 정지하고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 사이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린다고 선언했다.
아나돌루통신은 약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부대를 지휘했던 오마르 치아니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마하마두 이수푸 전 대통령 집권 당시에도 경호부대를 이끌었으며 최근 바줌에 의해 해임될 위기에 처했다.
외신들에 의하면 이날 대통령 경호부대는 수도 니아메의 대통령궁을 봉쇄하고 바줌과 가족들을 억류했다. 경호부대는 대통령궁 인근 정부 부처도 함께 봉쇄했다고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쿠데타 발생 직후 성명을 내고 "경호원들이 '반공화국 운동'을 '허망하게' 시작했다"며 "경호원들이 물러서지 않는다면 군이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가족들은 잘 있다"고 주장했다.
쿠데타 소식이 알려지자 대통령궁 인근에 바줌의 지지자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프랑스 AFP통신은 경호부대가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서아프리카 지역 15개국의 모임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아프리카연합(AU)은 각각 쿠데타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바줌의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ECOWAS 의장인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파트리스 탈롱 베냉 대통령이 중재를 위해 니제르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제르는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이번 사건에 앞서 다섯 차례에 걸쳐 쿠데타가 발생했다. 바줌은 2020년 12월 니제르 역사상 최초로 평화적·민주적 절차를 통해 당선되었다. 바줌의 취임식 직전인 2021년 3월 말에도 공군 장교의 쿠데타 기도가 있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사헬(사하라 사막 이남 반건조지대) 지역인 니제르에서는 현재 프랑스와 미국이 대테러 활동을 진행 중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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