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제 10년 단골 레퍼토리다. 그런데 야외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3대가 함께 노는 공연이 되길 기대한다.”
세종문화회관이 오는 8월11일~9월9일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매주 금·토요일, ‘세종썸머페스티벌: Groove(그루브)’를 개최한다. 행사의 시작을 열게 된 안은미컴퍼니의 안은미 대표는 31일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뜨거운 여름, 도심에서 펼쳐지는 무료 여름축제를 반기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어르신 시민예술가 20명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안대표는 “막춤이 콘셉트라서 따로 연습하지 않고, 공연 하루 전날 무용수와 간단히 순서와 동선만 체크할 것”이라며 “행여나 비가 와도 공연을 하겠다”며 열정을 보였다.
클럽이 된 광장, 패딩 입고 춤추다
이번 행사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야외 축제로 그루브’를 주제로 흥과 리듬을 한껏 살린 춤, 음악, 오페라 장르를 선보인다. ‘세종썸머페스티벌’에는 안은미컴퍼니,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서울시오페라단과 함께 디제이 쿠(DJ KOO),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등 유명 DJ들, 그리고 미리 선발한 시민예술가가 출연한다.
안은미컴퍼니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가 오는 11~12일 열리고 이어 디스코 익스피리언스 ‘나랏말ᄊᆞ미 풍악에 울려’(8월 18일)와 디제이 쿠,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제이이비(J.E.B), 제트비(ZB)의 ‘광.놀’(8월 19일),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창작 신작 ‘클럽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8월 25~26일) 그리고 서울시오페라단 ‘카르멘’(9월 8일~9일)순으로 진행된다.
디스코 익스피리언스의 디제이 코난은 “디스코는 남녀노소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며 “춤과 음악을 통해 가장 뜨거운 감정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흥의 민족이다. 댄스는, 감정표출의 수단이다. 오늘날 클럽문화는 일상의 모든 스트레스를 푸는 놀이 수단이라고 본다. 금요일 저녁 퇴근길에 오른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책임지겠다"고 부연했다.
디제이 바가지 바이펙스써틴은 “디제잉이 즐겁고 쉽다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2002년 월드컵 응원의 열기를 ‘광, 놀’을 통해 다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예술감독은 “서울 핫한 도시인데, 그에 맞게 광화문광장을 핫한 클럽을 만들려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패딩을 입고 즐기기로 했다”며 “사람들이 땀 흘리는 것도 거부하고, 힘듦도 거부하는데, 한여름 힘듦을 자처해보겠다”며 이번 축제에 첫 선을 보이는 창작 신작을 소개했다.
서커스를 품은 오페라로 마무리
축제의 마지막은 서울시오페라단의 ‘카르멘’이 장식한다. 기존 '카르멘' 야외 공연과는 달리 파이어 퍼포먼스, 에어리얼 실크 등의 현대서커스가 가미된 색다른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의 박혜진 단장은 “아리아와 이중창를 중심으로 기존 오페라를 70분으로 줄였다”며 “우천에 대비해 오케스트라를 녹음했는데, 덕분에 관객들이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안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대사나 가사는 큐알코드를 통해 각자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공연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략 800-900석 규모로, 사전 예매를 통해 참석가능하다. 사전에 미리 신청을 못했어도 당일 관람이 가능하다. 오가던 행인도 자연스럽게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바가지 바이펙스써틴은 “서울 시청 광장에서 한 명동페스티벌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와 함께 춤추고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며 “야외축제니까 많은 분들이 함께 할 것”으로 기대했다.
드레스코드를 패딩으로 정한 김보람 예술감독은 이에 반해 “더운 날 패딩 입고 얼마나 올지 잘 모르겠다”며 “클럽은 줄서는 맛이 있는데, 바리게이트 바깥까지 줄서 있길” 바랬다.
박혜진 단장은 “800석 규모로 자리가 준비되나 세종문화회관 외부 계단에서 영상으로도 볼수 있으니 최대 2000명까지 수용가능하다”며 “유명 설치 미술가가 무대를 만드니 밤낮 모두 (예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여름 시즌, 싱크 넥스트23의 야외 확장 의미
이번 축제는 세종문화회관의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3'를 야외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7월 6일 개막한 ‘싱크 넥스트 23’은 오는 9월 10일까지 총 67일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다채로운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총 12편, 33회 공연을 진행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앞서 동시대 공연예술을 선도하는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 제작극장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안호상 사장은 “관객의 변화가 크고, 세대 격차도 커서 그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고민중”이라며 “시민예술팀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로 활동이 위축되었던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해 창작 활성화에 도움도 줄 수 있고, 팬데믹으로 갇혀 있었던 시민에게는 예술로 만나고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공연은 모두 무료다. 공연의 사전관람 신청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연 3일전까지 할 수 있으며, 사전 신청하지 못한 현장 방문객들을 위한 좌석도 운영할 계획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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