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대상지가 위치한 남구는 즉각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동구에 위치한 55보급창은 1950년 8월 이래 부산항 8부두로 반입되는 미군 군수물자와 장비를 일시 보관, 저장했다가 전국 미군 부대로 보급하는 보급창고의 역할을 해왔다. 전체 면적은 약 22만㎡(약 6만6550평)에 달한다. 특히 이곳은 부산시민공원에서 도심의 하천을 거쳐 바다를 연결하는 매개 공간으로서 문화·경제적 가치가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남구에 위치한 제8부두는 6·25 전쟁 당시부터 미군 군수물자 수송지로 이용되던 항만으로 전체 면적은 약 4만㎡(약 1만2100평)다.
이 두 곳은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군 시설로 활용돼 시민과 단절된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해 시설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시는 2015년부터 55보급창 이전을 자체적으로 추진했으나 이전 부지 선정, 중앙부처 협의, 재원 조달 등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55보급창 및 8부두 이전이 현 정부 국정과제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세부 실천과제로 선정되면서 국방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주한미군과의 협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날 시가 발표한 이전지 주변 지역 개발계획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55보급창 이전 시 해당 부지를 2030 부산세계박람회 행사에 활용하고 박람회 이후에는 동천변 친수 공간과 국제금융업무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8부두 이전지 주변에 북항 3단계 재개발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북항 3단계 사업 구역은 7부두, 8부두, 우암부두, 우암 CY, 감만·신감만 부두를 아우르는 310만㎡(약 93만7750평)의 육역과 인근 해역을 모두 포함한다. 그 중 7부두, 우암부두, 우암 CY는 엑스포 개최 계획과 연계해 박람회 개최 부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남구는 시의 일방적 추진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남구는 “이번 결정이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였다 하더라도 주민의견 수렴 없는 이전 결정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발표를 강행한 시가 직접 나서서 주민들에게 이전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전에 따른 주민불편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을 내놔 불필요한 지역갈등을 없앰으로써 2030 부산세계박람회가 시민 화합의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유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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