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산동에 '힐링뮤직아트센터' 열어 음악재활사로 새 영역 개척
[파이낸셜뉴스] "어렸을 때 꿈은 큰 무대에서 노래를 잘 불러 관중들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고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음악치료학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면서 또 다른 차원의 음악을 느끼고 있습니다. 똑같은 멜로디가 듣는 사람의 상황과 감정의 다름에서 전혀 다른 느낌의 음악으로 다가가듯 음악을 통한 소통으로 많은 분들과 저마다 내재돼 아픔이나 갈등을 해소시키고 행복한 안녕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부산 출신이지만 오랜 유학생활로 일본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 소프라노 이은경씨(사진)는 7일 "음악, 특히 잘 하는 노래를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프라노 이은경씨 오는 10월 8일 일본 도쿄 긴자야마하홀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초청받아 공연하고 내년 12월에는 산토리홀 대극장에서 있을 갈라 콘서트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12월 예정된 산토리홀 콘서트에서는 도쿄 필하모니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오페라 <라보엠>의 '미미'역으로 출연하게 된다.
이씨는 "지난 2007년 후지와라오페라단에서 데뷰했던 주역 '미미'를 한단계 엎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예술대학교 오페라과 박사과정을 졸업한 이씨는 일본 후지와라오페라단 오디션에서 많은 경쟁자를 뚫고 당당히 1등을 차지했는가 하면 우리나라 서울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에서도 안동대 벨라보체오페라단의 <나비부인>에서 '쵸쵸상'역으로 열연한 것이 계기가 돼 여자주역상을 받아 글로벌 실력파 소프라노로 통한다.
오페라 <나비부인> 주인공인 '쵸쵸상'의 여성상을 이문화 관점에서 본 사랑과 죽음, 그리고 모성애를 중심으로 연구한 논문을 발표해 음악학 박사를 취득한 것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유학 경험까지 갖춘 이씨는 "일본과 한국을 넘나들며 음악활동을 해오는 과정에서 양국관계에 따라 어려움과 공백도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음악을 통해 두 나라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가교역할'도 해 나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씨는 일찍부터 한·일 오페라 교류와 오페라 대중화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 2007년 한일문화오페라교류협회를 직접 창설하기도 했다.
도쿄 무사시노음악대학 성악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지난 1994년2월 러시아 볼쇼이오페라단 <팔리아치>에서 주역으로 데뷔하기도 한 이씨는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에서 활동하다 제49회 이탈리아 비옷티 국제콩쿨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제5회 페루쵸탈리아비니 국제성악콩쿨에서는 2등상을 수상했고, 제5회 아사히음악재단 음악대상도 차지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씨는 관객과 소통하고 감동을 주는 성악가에서 음악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재활사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음악을 매개체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과 선천적인 장애는 물론 후천적 장애로 인한 신체 재활을 도와주는 새로운 영역의 음악치료를 연구하기 위해 고신대학교 음악치료 학과 박사과정까지 수료하고 논문을 준비 중인 이씨는 부산 연산동 소재 '힐링뮤직아트센터'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다.
이씨는 "음악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절망에서 환희의 감정으로 승화될 때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 받은 감동을 박수와 함께 표현하게 된다"면서 "이것이 음악을 통해 마음의 치유가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음악치료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어서 심리, 인지, 신체재활을 돕는 의료현장 음악치료 등 음악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음악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와 관련, 이씨는 "의료사고에 의한 뇌병변장애로 모든 감각을 상실했다고 생각됬던 환자어머니의 부탁으로 그 분이 평소 즐겨듣던 노래를 불러드렸더니 손가락으로 박자를 세며 반응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음악의 보이지 않는 힘을 알았고 음악을 통해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이씨는 "음악치료가 국내에 도입된 지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많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면서 "훈련된 음악재활사들이 지적장애를 대상으로 하는 인지치료는 물론이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한 아동이나 성인을 위한 정서 지원, 지체장애인의 신체재활을 돕는 의료현장음악치료 등으로 치료센터와 병원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렸던 '사랑의 송가'의 감동이 너무 컸기에 오는 12월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단우복지재단과 힐링뮤직아트센터, (사)한국장애인음악협회가 협력해 보다 발전된 '사랑의 송가' 행사를 가질 계획이라고 했다.
'사랑의 송가'는 장애인, 노인, 다문화·한부모가정, 탈북민 등 소외계층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회복지 관계 종사자들을 위한 사회공헌 음악회다.
이씨는 "한번의 음악회로 중단되지 않고 매년 개최돼 음악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 그리고 행복으로 마음의 평안을 느낄수 있는 진정한 힐링 콘서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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