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찰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과 흉기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2)에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측정 자체가 불가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는 지난 10일 “최원종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검사를 실시했으나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이 사건은 망상에 의한 이상동기 범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로, 총 20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그러나 최원종은 대인관계, 정서적 문제, 생활방식, 반사회성 등 4가지 평가요인 가운데 대인관계, 정서적 문제와 관련한 세부 문항의 채점이 불가능해 사이코패스 진단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원종은 과거 ‘조현성 성격 장애’로 진단을 받았고, 현재는 정신증적 증상인 피해망상 등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코패스 평가를 위해서는 대상자 면담과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정보와 정신증 관련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며 “정신과 진단 이력이 있거나 현재 정신증이 나타날 경우 이와 관련된 요인들을 먼저 검토한 후 평가 가능 여부를 결정해야 하나 진단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최원종은 2020년 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 2015년부터는 병원 2곳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기도 했다. 최원종은 경찰 조사에서 “나를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리려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59분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서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5명의 보행자를 쳤다. 이후 최원종은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고 9명을 다치게 했다. 최원종이 몰던 차량에 치인 피해자 1명이 치료 도중 끝내 사망하면서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된 최원종을 구속한 뒤 이날 살인예비·살인미수·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최원종은 성남 수정경찰서를 나서며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몇 년 동안 스토킹 피해를 당해 괴로웠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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